해가 지나갈수록 앉아 있기만 해도 허리가 쑤시고, 예전만큼 집중력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한 해 한 해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 플레이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지는 순간도 많아진다.
실제로 필자 역시 예전처럼 장시간 게임을 즐기기 어려워져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필수가 됐다.
하지만 이런 흐름과는 정반대로, 80대와 9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게임을 즐기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용자들이 있다.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오늘만큼은 쉬는 대신 게임 한 판쯤 더 해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다.
■ 마인크래프트 방송으로 손자 살린 80대 할머니!
대표적인 사례로는 손자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게임 방송을 시작한 미국의 80대 할머니 수 자코의 이야기가 있다. 수 자코 할머니는 손자 잭 셀프가 육종암 진단을 받은 뒤, 치료비 마련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문제는 할머니가 게임과 방송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그나마 손자와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하던 마인크래프트를 조금씩 배우고 있던 것이 전부였다.
결국 할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블록을 캐는 방법부터 작업대를 만드는 것까지 게임을 익히는 과정을 그대로 촬영해 영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채널이 바로 ‘그램마 크래커스’다.
서툰 손놀림으로 마인크래프트를 배우는 모습은 빠르게 화제가 됐고, 영상은 각종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자발적으로 기부에 나섰다. 1달러부터 5,000달러까지 다양한 금액이 모였고, 별도로 진행된 GoFundMe 모금 캠페인에는 약 3만 5,000달러(약 5,132만 원)가 모금됐다.
이렇게 모인 돈은 전액 치료비로 사용됐고, 다행히 손자 잭은 치료를 마치고 완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할머니는 꾸준히 방송을 이어가며 많은 이용자에게 따뜻한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 나보다 철권 잘하는 90대 할머니!
철권 대회에서 우승을 한 90대 할머니도 있다. 물론 일반적인 중년·청년 이용자들과 한 대회는 아니고, 대회 65세 이상만 참가할 수 있는 2025 ‘제12회 케어 e스포츠 컵 철권 8’ 대회에서 나온 성과다.
대회에는 7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령 게이머들이 격투게임 ‘철권 8’로 실력을 겨뤘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전에서는 92세의 사카이 히사코 씨가 74세의 스기야마 고로 씨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2대 0 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사카이 할머니는 클라우디오를 선택해 침착한 경기 운영과 정확한 콤보 플레이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격투 게임은 순간 판단 능력과 손놀림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령 게이머도 충분히 게임을 즐기고 실력을 뽐낼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일화다.
■ 기네스에도 올랐다, 90대여도 게임 유튜버 할 수 있어!
올해로 95세가 된 일본의 모리 하마코 할머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모리 하마코는 최고령 비디오 게임 유튜버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된 인물로, ‘게이머 그랜마(Gamer Grandma)’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1981년 당시 하마코 할머니는 자녀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재미있어 보이는 걸 자식들만 즐기는 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해 카세트 비전을 구입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게임 세계에 입문했다.
이후 2014년 처음으로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했고, 슈퍼 마리오, 스카이림, 콜 오브 듀티, GTA5 등 폭넓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용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할머니의 ‘최애’ 게임이 GTA5인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채널은 2023년 5월 이후 업데이트가 중단된 상태로, 현재는 이용자들의 안부를 묻는 댓글만 이어지고 있다. 다시 한번 할머니를 건강한 모습으로 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한편, 남성 최고령 게임 스트리머 기록을 차지한 사람은 올해로 90세가 된 중국의 양 빙린 할아버지다. ‘게이밍 할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푸저우 출신으로, 손자의 권유로 은퇴 이후 본격적으로 게임과 스트리밍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도 할아버지는 빌리빌리를 통해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즈’ 와 ‘검은 신화: 오공’ 같은 다양한 게임 영상을 올리고 있다.
■ 레이싱 게임으로 달려! 스피드를 추구했던 90대 할아버지
일본의 93세 할아버지, 우라베 류지의 사례도 많은 이용자에게 감동을 줬다. 류지 할아버지는 평생 택시기사와 운송 기사로 일했지만, 은퇴 이후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무료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손자는 레이싱 게임과 전용 운전대를 선물했다. 실제 도로는 아니었지만, 화면 속에서 다시 운전대를 잡는 경험은 할아버지에게 큰 활력을 줬다는 것이 손자의 설명이다. 류지 할아버지는 매일같이 게임을 즐기며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갔다.
손자는 이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고, 2020년 공개된 첫 영상은 지금까지 5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에도 꾸준히 레이싱 게임을 즐기던 류지 할아버지는 2021년 세상을 떠났지만, 아흔이 넘는 나이에도 취미를 통해 활력을 찾던 그 모습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용자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체력과 환경의 한계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즐기려는 마음과 도전하려는 태도는 나이와 무관한 것 같다. 평소에 조금 피곤하다는 이유로 취미생활을 내려두고 있었다면 오늘만큼은 다시 한번 컨트롤러를 들어봐도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