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가 연방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에 맞서 2억 달러 규모의 자체 보조금 제도를 추진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정면충돌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026/27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미국 내 최대 전기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의 전동화 동력을 지키기 위한 독자 노선을 분명히 했다.
이번 보조금 정책의 핵심은 생애 첫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집중 지원이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는 기존 전기차 소유자가 아닌 신규 수요층을 시장으로 유입시켜 저변을 확대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전기차를 한 번 경험한 소비자는 내연기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한정된 자원을 시장 확장의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운영 방식은 과거 독일이 시행했던 자동차회사 매칭 모델을 벤치마킹할 것으로 보인다. 주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만큼 자동차 자동차회사도 가격을 인하해야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또한 소비자가 차량 구매 시 혜택을 즉시 체감할 수 있도록 판매 시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지원 대상은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 전기차까지 포함하며, 일정 가격 상한선을 두어 보급형 모델 확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정치적 갈등의 핵이었던 테슬라 포함 여부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당초 뉴섬 주지사는 일론 머스크와의 불화 및 시장 독점 방지를 이유로 테슬라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가격 상한선과 제조사 참여 조건을 충족할 경우 테슬라의 주력 모델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실질적인 판매량 회복을 위해 점유율이 높은 테슬라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캘리포니아의 이러한 행보는 작년 9월 연방 정부가 7,500달러 규모의 세액공제를 폐지한 이후 미국 전역에서 전기차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나온 정책이다. 캘리포니아는 현재 10여 개 주와 연대해 연방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이번 보조금 신설은 법적 투쟁과 병행하는 경제적 방어선 구축의 일환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조금이 트럼프 행정부의 탈전기차 기조 속에서 현대차와 기아 등에게도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보급형 SUV와 세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 기아가 캘리포니아의 가격 상한선 기준에 맞춰 보조금을 확보할 경우, 연방 보조금 소멸로 인한 타격을 상쇄하고 점유율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캘리포니아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보조금 부활을 넘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환경 정책에 대한 지방 정부의 반란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특히 생애 첫 구매자로 대상을 한정한 것은 보조금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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