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는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가 중국과 미국의 거센 공세에 맞서 유럽연합(EU)의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와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2026년 2월 4일(현지시간), 올리버 블룸 폭스바겐 CEO와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CEO는 공동 기고문을 통해 역내 생산 전기차를 위한 메이드 인 유럽 전략을 공식 제안했다.
양사 CEO는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서한에서 유럽산 전기차에 대해 탄소(CO₂) 보너스를 지급하고, 국가 차원의 보조금 혜택을 역내 생산 차량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이 제시한 유럽산 라벨의 기준은 단순한 최종 조립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파워트레인, 배터리 셀, 핵심 전자 부품 등 4대 핵심 가치 사슬이 유럽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엄격한 요건을 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오는 2월 25일 스테판 세주르네 EU 산업위원이 발표할 예정인 산업 가속화 법(IAA)에 자동차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두 경영진은 “유럽 기업들은 엄격한 환경·사회적 규제 하에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배터리 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저렴한 수입산 배터리와의 가격 경쟁에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렛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동 호소가 실현될 경우 역외 국가에서 생산된 저가 전기차들의 유럽 내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업체에 탄소 배출권 계산 시 추가 혜택을 주는 ‘CO₂ 보너스’가 도입될 경우, 제조사들은 막대한 벌금을 피하는 동시에 확보된 자본을 차세대 기술 투자로 전환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는 유럽 자동차 업계의 두 거인이 손을 잡고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도입을 압박하고 나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메이드 인 유럽 전략이 사실상 중국차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비관세 장벽이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거기에는 수익성 확보도 있다.
배터리 셀까지 유럽산이어야 보조금을 주겠다는 요건이 한국 배터리 3사의 유럽 공장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혹은 CO₂ 보너스 도입이 현대차·기아의 유럽 수출 전략에 변수가 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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