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가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전략적 판단 착오를 공식 인정하며 대규모 재무 정리에 나섰다. 2026년 2월 6일 발표된 실적 예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2025년 하반기에만 약 222억 유로(약 38조 6,050억 원)의 특별 비용을 장부에 반영했다. 이는 급격한 전동화 전환을 추진했던 과거의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시장의 현실적인 수요에 맞추기 위한 ‘고통스러운 리셋’ 과정으로 평가받는다.
전기차 전략의 대대적 수정과 매몰 비용 발생
이번에 반영된 222억 유로의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제품 계획 재조정과 관련된 147억 유로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배출가스 규제 변화와 소비자 수요 정체에 맞춰 순수 전기차(BEV) 기대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된 램(Ram) 1500 BEV 등의 프로젝트가 취소되었으며, 관련 상각 비용 29억 유로와 플랫폼 손상차손 60억 유로가 발생했다.
배터리 공급망 조정에도 21억 유로가 투입된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의 캐나다 합작법인 지분을 매각하는 등 배터리 제조 능력을 수요에 맞춰 합리화하고 있다. 또한 품질 이슈와 인플레이션 영향을 반영해 보증 충당금을 41억 유로 늘리는 등 운영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병행했다.
안토니오 필로사 CEO "고객의 목소리로 돌아갈 것"
지난해 취임한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 CEO는 이번 조치가 과거의 잘못된 예측을 바로잡기 위한 결정적인 과정임을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전환 속도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해 실제 차 구매자들의 요구와 자금력, 열망에서 멀어졌던 비용이 반영된 것"이라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앞으로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와 고효율 내연기관 차량을 아우르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을 통해 고객의 선택권을 넓힐 방침이다. 이미 2025년 하반기 출고량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282만 대를 기록하고 미국 시장 점유율이 7.9%로 상승하는 등 초기 개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2026년 배당 중단과 재무 건전성 강화
막대한 손실 반영으로 인해 스텔란티스의 2025년 연간 순손실은 최대 210억 유로(약 36조 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재무 구조 안정화를 위해 2026년 연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최대 50억 유로 규모의 비전환형 후순위 영구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는 2026년 매출이 한 자릿수 중반 성장을 기록하고 영업이익률도 낮은 한 자릿수로 복귀하며 흑자 전환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5월 21일로 예정된 ‘투자자의 날’에서 더 구체적인 미래 전략이 공개될 예정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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