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Stellantis)가 한국의 삼성SDI와 손잡고 구축한 미국 현지 배터리 공급망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전기차(EV) 관련 지출을 억제하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인디애나주 배터리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tarPlus Energy)’의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논의하고 있다.
전기차 전략 수정과 현금 보존 정책
스텔란티스의 이번 행보는 최근 발표한 대규모 자산 감액의 연장선에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주 전기차 수요 부진과 재고 관리 실패 등을 이유로 약 220억 유로(약 31조 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인식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 CEO는 수익성이 낮아진 전기차 및 배터리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축소되고 환경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스텔란티스는 공격적인 전동화 로드맵을 전면 수정하는 분위기다.
삼성SDI·LG엔솔 등 K-배터리 동맹의 변화
이미 스텔란티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캐나다 윈저에 설립했던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에서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거래에서 LG엔솔이 스텔란티스의 지분을 단돈 100달러에 인수하며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SDI와의 합작사인 스타플러스 에너지 역시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1년 양사가 25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이 공장은 2024년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나,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대신 전력망 및 데이터센터용 ESS 배터리 생산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다만 스텔란티스 측은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 "삼성 측과 미래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력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글로벌 배터리 생산 거점의 연쇄 중단
스텔란티스의 투자 철회는 북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 내 배터리 합작사인 ACC(Automotive Cells Company) 역시 독일과 이탈리아의 공장 건설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프랑스 공장에서는 생산 속도를 늦추며 일시 해고 조치를 논의하는 등 전방위적인 속도 조절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다른 미국 완성차 업체들도 조 단위의 배터리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주도해온 '북미 배터리 동맹'의 지형도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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