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빗줄기와 눈이 번갈아 내리던 궂은 날씨 속에서 KGM의 새로운 무쏘를 시승했다. 파주와 서울을 오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번갈아 타며 느낀 것은 이제 픽업 트럭은 더 이상 '일'만을 위한 차가 아니라는 것. 무쏘는 일상과 레저, 그리고 비즈니스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픽업으로 거듭났다.
KGM은 기존에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칸, 무쏘 EV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픽업 트럭의 명칭을 모두 '무쏘'로 통일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단순한 네이밍 정리가 아닌, 브랜드 라인업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 혼동을 막으며 무쏘라는 이름 아래 탄탄한 제품군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The Original'이라는 슬로건 아래 출시된 이번 무쏘는 무쏘 스포츠&칸의 후속 모델로, 전동화 모델인 무쏘 EV에 이어 가솔린과 디젤까지 아우르는 픽업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번 시승은 가솔린과 디젤 두 파워트레인을 함께 경험하는 시승이 진행되었다. 실제로 가솔린 모델은 최근 생산을 시작해 고객에게 출고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두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무쏘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가솔린 모델을 타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회전 질감의 부드러움이었다. 도심 주행의 편의성은 확실히 가솔린이 우세하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차량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앞차 추월이나 신호 변경 시 가속할 때 디젤보다 가속감이 좋다. 시내 주행에서 스트레스 없이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솔린이 우위를 보였다.
8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합도 한몫한다. 디젤 모델의 6단 자동변속기와 비교하면 초기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응답성에서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진동과 소음에서의 차이는 비교 불가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성은 픽업 트럭이라는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디젤이 크게 뒤처지는 건 아니다. 장거리 주행이나 연비를 중시하는 사용자에게는 디젤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가솔린보다 높은 토크를 제공하면서도 효율성에서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디젤 픽업 트럭이 가지고 있던 소음과 진동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속도를 올리고 회전수를 높여봐도 소음이 실내로 크게 들이치지 않았다. 차음 처리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
디젤과 가솔린의 출력 차이나 토크 차이가 극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도 특징이다. 정리하자면 장거리 주행이 잦거나 사업 용도로 장시간 운행하는 경우, 또는 픽업 트럭은 디젤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분이 아니라면 가솔린을 추천한다. 일상 주행에서의 편의성과 응답성, 정숙성 모두에서 가솔린이 앞서기 때문이다.
차량의 정숙성도 비교적 훌륭하다. 20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시승차였지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잘 차단했고, A필러에서의 풍절음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제한 속도 내에서는 풍조음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픽업 트럭에서 이 정도 정숙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무쏘는 용도에 따라 두 가지 서스펜션을 선택할 수 있다. 더 많은 짐을 실어야 한다면 리프 서스펜션을, 승차감을 중시한다면 다이나믹 5링크 서스펜션을 선택하면 된다. 적재 중량은 스탠다드 데크의 경우 다이나믹 5링크 서스펜션 적용 시 최대 500kg, 롱데크는 파워 리프 서스펜션 적용 시 최대 700kg, 두 서스펜션 선택에 따른 적재 중량 차이는 200kg이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이 아니라면 다이나믹 5링크 서스펜션을 선택하는 것이 2열 승차감 측면에서 유리하다. 실제로 두 차량 모두 굉장히 좋은 승차감을 보여줬다. 타스만이 '승차감 좋은 픽업 트럭'이라는 느낌이라면, 무쏘는 '적재 공간이 큰 대형 SUV'를 모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핸들링과 조향 감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주행 상황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민감도가 조절되면서 다루기 쉬운 특성을 보여준다. 승용차로서의 느낌은 무쏘가 타스만보다 더 낫다.
무쏘는 외관 디자인에서도 선택의 폭을 넓혔다. 기본 모델은 역동적인 프론트 디자인과 험로 주행을 고려한 차체 설계로 정통 픽업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당당하고 멋진 외관은 타스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매력을 자랑한다.
'무쏘 그랜드' 패키지를 선택하면 라디에이터 그릴을 확장하고 도심형 픽업 감성을 강조한 웅장하고 대담한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M7 트림부터 선택 가능하다. 다만 그랜드는 진입각이 일반 모델보다 낮아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지향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실내로 들어오면 확실히 타스만과는 다른 무쏘만의 장점이 보인다. 굉장히 승용차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오프로드다운 분위기를 선호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국내 주행 여건상 이러한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이동할 때 무쏘의 장점이 더욱 발휘된다. 편안한 승차감과 시트는 타스만보다 한 수 위다. 2열 공간의 무릎 공간과 발 공간도 굉장히 여유롭다.
무쏘는 중대형 SUV 수준의 고급 편의 사양을 갖췄다.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가 기본이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은 물론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지능형 속도 경고 등 최고 수준의 안전 시스템도 탑재됐다. 오프로드를 위한 사륜구동(4WD) 시스템, LD 시스템,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CSV) 등도 갖춰 험준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구현한다.
다만 시승 중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습한 눈이 내리는 상황에서 앞쪽 레이더 센서가 가려지는 이슈가 발생했다. 차에서 내려 손으로 닦아주니 경고 메시지가 사라졌지만, 한동안 ACC를 사용할 수 없었다. 센서 앞쪽의 매트한 플라스틱 소재에 눈이 달라붙는 것으로 보인다. 센서 커버 소재 변경이나 형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무쏘는 상당히 좋은 가성비를 보여준다. 트림별 판매 가격은 가솔린 2.0 터보 기준 M5 2,990만 원, M7 3,590만 원, M9 3,990만 원이다. 디젤 2.2 LET는 M5 3,170만 원, M7 3,770만 원, M9 4,170만 원이다(2WD, 스탠다드 데크 기준).
시승한 풀옵션 차량의 경우 디젤이 4,460만 원, 가솔린이 4,600만 원으로 4천만 원 중반대였다. 오프로드 사양을 위한 패키지까지 더하면 화려한 외관을 완성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이전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나 렉스턴 칸을 보면 순정 상태로 운행하는 차량을 찾기 어렵다. 대부분 오프로드나 픽업을 위한 옵션 사양들을 추가해 픽업 트럭다운 멋을 더한다. 이것이 바로 픽업 트럭을 운행하는 매력이다.
국내 픽업 트럭 시장이 정말 치열하다. 규모 자체는 니치 마켓이지만 2025년 전년 대비 80% 가까이 판매가 늘었다. 전체 픽업 트럭 판매가 24,000대를 넘으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타스만의 출시가 큰 영향을 끼쳤지만, 무쏘 EV의 판매도 만만치 않았다. 전기 픽업 트럭이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까 걱정했지만 실제로는 6,000대 이상 판매되며 충분한 수요가 있음을 증명했다.
단일 모델로는 타스만이 가장 많이 팔렸지만,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칸, 무쏘 EV까지 모두 합치면 KGM이 픽업 트럭 시장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운 무쏘까지 출시되면서 KGM은 대한민국 픽업 트럭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디자인도 바뀌고 가솔린 파워트레인까지 추가되면서 다양한 고객의 입맛에 맞는 모델을 제공하게 됐다. 단순히 업무용으로만 사용하거나 효율성 때문에 디젤만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 일상과 가족들과의 야외 활동까지 모든 영역에서 사용성이 높은 픽업 트럭, 무쏘는 그 선택지를 넓혀준다. 신차 효과를 톡톡히 받았던 타스만도 이제 긴장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무쏘는 정통 픽업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감각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진정한 의미의 '오리지널'이기 때문이다.
글, 영상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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