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그룹이 스페인 팔렌시아 공장을 차세대 소형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낙점하며 전동화 전략의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이는 그간 전기차 생산을 프랑스 내 일렉트리시티(ElectriCity) 네트워크에 집중해 왔던 르노의 제조 원칙에 중대한 변화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르노의 CEO 프랑수아 프로보는 2025년 재무 실적 발표를 통해 스페엔 공장의 전동화 전환 계획을 공식화했다. 1978년 개설된 이 공장은 현재 오스트랄, 에스파스 등 하이브리드 모델의 주력 생산지다. 르노는 이곳을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갖춘 차세대 전기차 생산지로 탈바꿈시켜 유럽 시장 공략의 핵심 보루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결정은 르노의 전반적인 경영 쇄신과 궤를 같이한다. 2025년 7월 루카 드 메오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프로보스트 CEO는 부임 직후부터 고비용 구조를 혁신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는 전기차 전용 부문으로 분사했던 ‘암페레(Ampere)’를 그룹에 다시 통합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빌라이즈의 카셰어링 사업을 중단시키는 등 경영 효율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페인에서 생산될 모델로 메간 E-Tech의 후속 차량이나 새로운 소형 전기 SUV를 유력하게 꼽고 있다. 현재 프랑스 두에 공장에서 생산되는 메간 E-Tech는 르노 4 등 신규 라인업과의 세그먼트 중첩 문제로 전략적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1994년부터 메간 시리즈를 생산해 온 팔렌시아 공장의 숙련도와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는 르노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또한 르노는 볼보, CMA CGM과 협력해 설립한 전기 밴 합작사 플렉시스에 대해서도 지배력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물류 전동화 시장까지 그룹의 직접 통제권 아래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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