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시절 고급차 시리즈로 알려졌던 볼가가 다시 부활을 예고했다(출처: 볼가)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러시아의 자동차 산업 구조가 전쟁 이후 크게 재편되는 가운데, 한때 소련을 대표하던 고급 승용차 브랜드 '볼가(Volga)'가 중국 자본을 기반으로 시장 복귀를 추진한다.
현재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서방 완성차 브랜드의 철수 이후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볼가의 재등장은 산업 재편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볼가는 GAZ(Gorkovsky Avtomobilny Zavod)가 1956년부터 생산한 중·대형 승용차 시리즈로, 소련 시절에는 정부 고위급 인사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운용되며 상징성을 지녔다.
이들 중 'GAZ-21'과 'GAZ-24'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사회적 지위를 반영하는 차량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소련 붕괴 이후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2010년 전후로 생산이 종료됐고, 이후 브랜드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새롭게 부활하는 볼가 시리즈는 두 개의 크로스오버와 한 개의 세단으로 구성된다(출처: 볼가)
하지만 돌연 2024년 5월, 볼가 브랜드로 러시아에서 공개된 'K30', 'X5 플러스', 'K40' 등 3개 차종은 모두 중국 창안 자동차의 기존 내수 판매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새롭게 시장 등장이 예고됐다.
이들은 두 개의 크로스오버와 한 개의 세단으로 구성되고, 중국에서 생산한 뒤 러시아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당시 목표로 했던 2024년 말 출시 일정은 실현되지 않았으나, 최근 러시아어 공식 웹사이트 개설과 함께 신형 SUV 티저 이미지가 공개되며 재출범 움직임이 다시 포착됐다.
티저에 등장한 차량은 2024년 선보인 크로스오버와 유사한 차체 비율을 갖는다. 대형 프런트 그릴과 각진 휠 아치, 비교적 직선적인 루프라인 등 전통적인 SUV 실루엣을 유지하고 있으며, 후면 램프 그래픽은 아우디 차량을 연상시키는 수평형 구성을 일부 차용한 형태로 보인다. 추가로 두 개 차종이 더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차 티저 이미지를 통해 실내는 중국계 SUV에서 보편화된 형태를 나타낸다(출처: 볼가)
실내 티저에는 플랫 바텀 스티어링 휠과 디지털 계기판,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확인된다. 구성 자체는 최근 중국계 SUV에서 보편화된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급진적인 실험보다는 안정적인 상품 구성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시장의 소비 성향과 브랜드 재정립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인 접근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수의 서방 제조사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현지 자동차 산업은 중국 브랜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볼가의 복귀는 과거 국가의 상징적 브랜드가 중국 기술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재정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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