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1위는 토요타(1,130만 대, 역대 최고 기록), 2위는 폭스바겐 그룹(약 900만 대), 그리고 3위가 현대차그룹(720만 대), 4위 GM(약 620만 대), 그리고 5위 스텔란티스(약 550만 대)의 순이라고 합니다.
올해 2026년은 현대자동차가 설립된 1967년 이후 딱 60년째가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내년 2027년 정미년(丁未年)이 현대자동차가 설립된 1967년(丁未年)에서 다시 같은 갑자의 해가 되는 회갑(回甲)의 해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재작년이었던 2024년도에는 그해 9월 30일 기준으로 누적 생산 1억대를 달성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처음 생산한 승용차였던 포드 코티나(Cortina Mk II)와 1975년에 시판한 첫 고유모델 포니 승용차를 함께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도중 문득 제가 가진 책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지금부터 28년 전이었던 1998년 초에 현대자동차로부터 제공받은 현대자동차 창립 30주년 기념 책자였습니다.
1998년은 제가 대학의 교수로 임용된 뒤 2년째였고, 학술 논문 작성 과정에서 고유 모델 개발 관련 내용 확인이 필요해 그 당시 서울 중구 계동에 있던 현대자동차 본사의 홍보실에 포니 승용차 개발 관련 내용을 문의하니, 자세한 설명과 함께 한정판으로 출판된 저 책자를 제공해 주셨었습니다.
그때는 인터넷이 실용화되기 시작한 극 초기단계였으므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건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지만, 고유모델 개발 관련 자료는 대학 도서관에 있을 리 만무했으니 결국 기업에 문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책자에는 정말로 생생한 자료들로 가득했습니다. 귀중한 책자를 제공해 주신 그 당시 현대자동차 홍보실의 김〇신 차장님께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로부터 다시 30년이 지나 오늘날 현대자동차의 역사는 60년이 됐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창립 이후 1968년 10월부터 영국 포드(Ford UK)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울산 공장에서 중형 승용차 코티나 마크 2(Cortina Mk II)를 생산합니다. 원형 모델은 영국 포드가 1966년에 영국 시장을 위해 개발한 중형 승용차였으며, 엔진은 1,300cc와 1,500cc가 탑재됐다고 합니다.
현대자동차는 이외에도 독일 포드(Ford Germany)와 기술제휴 계약을 통해 1969년 5월부터 1973년 6월까지 포드 20M승용차를 생산합니다. 원형은 P7 타우누스(Taunus)라는 이름의 V형 6기통 2,000cc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입니다.
이후 설립 8년 째였던 1975년에 우리나라와 현대자동차의 첫 고유 모델 포니를 내놓으면서 현대자동차는 오늘날까지 세계 3위의 기업이 되는 성장을 이어온 것입니다.
지금 현대자동차 그룹은 1,000cc 경승용차부터 8기통 5,000cc의 최고급 승용차는 물론이고, 1톤 트럭부터 35톤급 컨테이너 트랙터 트럭, 25인승 마을버스부터 초대형 고속버스까지, 그리고 거의 모든 라인업의 SUV 등 그야말로 모든 종류의 자동차를 독자 기술로 개발해 생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중에서 이정도로 모델 라인업을 모두 갖춘 기업은 아마 토요타 정도 일 것입니다. 이런 잠재력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는 60년이 되기도 전이었던 2024년에 누적 생산 1억 대를 달성한 것입니다.
더 검색을 해 보니, 현대자동차는 1986년에 누적 생산 100만 대, 10년 뒤였던 1996년에 1,000만 대를 생산했습니다. 그야말로 고속 성장입니다. 이후의 생산량 증가는 정말로 초고속입니다. 2013년에 5,000만 대, 2019년에 8,000만 대, 2022년 9,000만 대를 생산하는 속도로 달려온 것입니다.
그런데 자료를 보던 중 현대자동차의 기업 심벌과 로고의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웹서핑을 해서 찾아봐도 선명한 화질의 자료는 찾을 수 없어서 제가 가진 과거 카탈로그와 이미지 자료를 뒤져가며 며칠에 걸쳐 다시 그려서 정리해 보니, 지금까지 대략 아홉 번 정도 바뀐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정리한 연도와 실제로 바뀐 연도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만, 거의 저런 정도의 변화가 발견됩니다.
1967년 창립 당시 심벌은 영문 HD 글자 위에 마치 승용차 지붕 같은 모양을 씌우고 원을 둘렀습니다. 그리고 한자의 ‘회’자는 일본식 한자로 보입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은 모두 한자의 획수를 줄인 속자(俗字) 또는 간체(簡體)를 쓰기도 하지만,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 1971년도에는 ‘회(會)’자가 우리나라에서 쓰는 모든 획수를 쓰는 정자(正字), 이른바 번체(煩體)로 바뀝니다. 그리고 심벌의 원도 타원으로 바뀝니다. 이건 아마 기술제휴 기업 포드의 심벌과 같은 타원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1975년도에 포니 시판과 함께 사각형을 기조로 한 모던한 HD형태를 쓰기 시작하는데, 저 심벌은 추측하건 대 포니의 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Giorgetto Giugiaro, 1938~)의 작업으로 보입니다. 쥬지아로는 자신의 회사 ‘이탈디자인(Ital Design)’의 심벌도 영문 I와 D의 머리 글자를 이용해 현대자동차의 HD와 비슷하게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에 현대자동차의 심벌 변화가 일시에 이루어진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포니 승용차의 국내용 카탈로그에는 바뀌지 않은 심벌도 보입니다.
사각형의 모던한 HD 심벌은 1992년까지 쓰였고, 1993년부터 타원 속에 필기체의 H를 넣어 보다 역동적인 현재의 심벌로 바뀝니다. 그리고 2011년부터 2017년까지는 타원의 H 심벌에 입체감을 넣은 형태로 바뀌었고, 2018년부터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에 적합한 2차원적 디자인이면서 한 줄의 간결한 구성으로 바뀝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기업의 심벌 변화가 세상의 기술과 가치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인터넷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30년 전에는 최신 자료를 찾기 위해서 기업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지구 반대편의 자료도 볼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더욱 막강한 인공지능(AI)에 의한 변화가 우리들 앞에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시 30년이 지나 현대자동차의 역사가 90년이 된 뒤에는, 저를 비롯해서 지금 제 또래의 분들은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겠지만, 100년의 역사를 바라보게 될 현대자동차와 미래의 한국인은 어떤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을까요?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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