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ChatGPT)가 세상에 등장한 2022년 이후, AI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이면에는 엄청난 전력 소비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028년까지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했고, 구글(Google)은 2030년부터 2035년 사이에 500MW 규모의 소형 모듈 원자로를 배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계획들이 실현되기까지 AI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망에 의존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크루즈(UC Santa Cruz)와 퍼듀 대학교(Purdue University) 공동 연구팀이 2026년 2월 발표한 논문은 더 충격적인 사실을 드러낸다. 빅테크 기업들이 친환경을 약속하며 도입한 모듈형 데이터센터(MDC, Modular Datacenter) 전략이 실제로는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AI 전력 수요의 두 축, 하이퍼스케일러와 모듈형 데이터센터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이를 담당하는 시설이 바로 데이터센터다. 연구팀은 데이터센터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로, 수십만 대의 서버와 GPU를 갖춘 거대한 시설이다. 구글, 아마존(Amazon), 메타(Meta)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운영하며, 대규모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수백만 건의 실시간 질의를 처리한다.
두 번째는 모듈형 데이터센터(MDC)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컨테이너 형태의 소형 데이터센터로, 현장 조립 없이 바로 설치할 수 있다. 통신 회사나 모바일 사업자들이 주로 사용해왔으며, 최근에는 엣지커넥스(EdgeConneX), 컴패스 데이터센터(Compass Datacenters),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같은 인프라 공급업체들이 하이퍼스케일러에게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MDC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배치와 유연한 확장성이다. 특히 재생에너지가 풍부하지만 송전망 혼잡으로 인해 버려지는(curtailment) 지역에 설치하면, 낭비되는 전력을 AI 연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약속의 함정, '계약 재배치'가 배출량을 유지시킨다
연구의 핵심 발견은 충격적이다. 하이퍼스케일러가 탄소 배출이 적은 MDC를 선택하더라도, 실제 탄소 배출량은 거의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계약 재배치(contract reshuffling)'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A 지역에는 태양광 발전소가 있고, B 지역에는 석탄 발전소가 있다고 가정하자. 원래 A 지역 일반 가정들은 태양광 전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이퍼스케일러가 "우리는 친환경 기업이니 A 지역의 태양광 전력을 쓰겠다"며 A 지역에 MDC를 설치하고 계약을 맺는다. 그러면 A 지역의 일반 가정들은 태양광 전력을 빼앗기고 B 지역의 석탄 전력을 사용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전체 시스템에서 보면 탄소 배출량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단지 누가 어떤 전력을 쓰는지만 바뀌었을 뿐이다.
연구팀은 전력망 시뮬레이션에 널리 쓰이는 표준 모델인 IEEE RTS-24 버스 시스템(IEEE Reliability Test System 24-Bus)을 활용해 이를 검증했다. MDC가 자신들의 탄소 배출량을 사전에 공개하는 '사전 공개 방식(ex ante scheme)'을 도입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이퍼스케일러가 배출량이 적은 MDC를 선택하면, 일반 소비자들은 배출량이 많은 전력원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에서 전체 시스템 탄소 배출량은 하이퍼스케일러의 친환경 선호도와 무관하게 약 1,362~1,370톤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AI 추론 단계의 숨겨진 에너지 비용, 훈련보다 더 무서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과정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연구팀은 AI 추론(inference) 단계의 에너지 소비가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추론이란 이미 훈련된 AI 모델이 실제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챗GPT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는 바로 그 순간이 추론 단계다.
AI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추론 작업의 빈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루에 수백만 건의 질의가 처리되고, 각각의 질의마다 전력이 소비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이러한 추론 작업을 여러 MDC에 분산시킬 때, 전력 비용과 탄소 배출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지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수준 목표(SLO, Service Level Objective)라는 제약이 따른다. 쉽게 말해 챗GPT에 질문을 던졌을 때 답변이 일정 시간 이내에 와야 한다는 약속이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비용과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이 서비스 품질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한다. 실험 결과, 하이퍼스케일러가 비용보다 탄소 배출을 더 중시할 때(δ=0.1) 총 처리 비용은 15만 달러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비용을 더 중시할 때(δ=0.9)는 약 7만 2,000달러로 낮아졌다. 역설적이게도, 비용 중심으로 운영할 때 워크로드 관련 CO2(로컬+MDC 합산 기준)가 약 8% 줄어드는 결과도 나타났다.
'100% 재생에너지' 주장이 거짓말이 되는 순간, 장기 전력 구매 계약만이 해법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 것일까? 연구팀은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발전사업자와 장기 전력 구매 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맺는 것이다. 이는 전력 회사가 특정 발전원으로부터 일정 기간 동안 전력을 구매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계약이다.
장기 계약이 체결되면 일반 소비자의 발전원 계약 물량에 하한을 두어, 데이터센터가 이를 대체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따라서 하이퍼스케일러가 재생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MDC를 선택하더라도, 일반 소비자들의 전력원은 바뀌지 않는다. 시뮬레이션에서 일반 소비자들의 전력 구매 계약을 기존 수준의 90%로 고정했을 때, 전체 시스템의 탄소 배출량이 기준선 대비 2~5%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라는 주장은 검증 가능한 단기 배출 감소나 데이터센터 전용으로 새로 개발된 재생에너지원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연구는 사전 공개 방식에서 하이퍼스케일러가 탄소 배출을 고려할 때, 배출량이 적은 MDC는 더 높은 임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모형에서 재생에너지로만 공급받는 것으로 가정된 MDC3의 경우, 하이퍼스케일러가 배출 감소를 최우선으로 할 때(δ=0.1) GPU 1개당 0.930달러의 임대 가격을 제시받았는데, 이는 비용 중심일 때(δ=0.9)의 0.157달러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친환경 데이터센터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하이퍼스케일러가 비용에 민감해질수록 전력망 혼잡도가 감소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경제적 인센티브가 전력망 안정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 모듈형 데이터센터(MDC)는 일반 데이터센터와 어떻게 다른가요?
A. 모듈형 데이터센터는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컨테이너 형태로, 현장에서 조립할 필요 없이 바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빠르게 배치할 수 있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에 유연하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메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늘어나는 AI 추론 작업 처리를 위해 MDC 용량을 임대하고 있습니다.
Q. 계약 재배치 문제는 왜 발생하나요?
A. AI 데이터센터가 재생에너지 계약을 맺으면, 기존에 그 전력을 사용하던 일반 소비자들이 다른 전력원(주로 화석연료)으로 밀려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전체 시스템의 탄소 배출량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에서도 전체 시스템 배출량은 하이퍼스케일러의 친환경 선택과 무관하게 거의 동일하게 유지됐습니다.
Q. 장기 전력 구매 계약이 왜 해결책이 되나요?
A. 일반 소비자들이 장기 계약으로 전력원을 고정하면, AI 데이터센터가 재생에너지를 선택해도 일반 소비자들의 전력원이 바뀌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계약 재배치 문제가 완화되고 실질적인 탄소 배출 감소가 가능합니다. 연구에서는 소비자 전력 계약을 90% 수준으로 고정했을 때 시스템 전체 배출량이 2~5%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arXiv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명: A Power Market Model with Hyperscalers and Modular Datacenters
이미지 출처: AI 생성 콘텐츠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AI Matters 뉴스레터 구독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