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그룹과 중국 CATL이 유럽연합의 배터리 규제 강화에 대응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데이터 영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 일정에 맞춰 배터리 여권 도입을 위한 데이터 교환 시범 사업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부품 공급 관계를 넘어, 국경 간 데이터 전송 표준을 정립하고 글로벌 배터리 규제 준수를 위한 제도적 정렬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범 사업의 핵심은 2027년부터 유럽연합 내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 배터리에 의무화되는 배터리 여권 요건을 선제적으로 충족하는 데 있다. 배터리 여권은 배터리의 원재료 채굴부터 생산, 이용, 폐기, 재활용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해 기록하는 일종의 전자 신분증이다. 양사는 자동차 산업용 오픈 데이터 생태계인 카테나-X를 활용해 탄소 발자국 계산법을 통일하고, 배터리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도구들을 공동 탐구할 계획이다.
CATL은 이번 협력을 통해 중국과 유럽연합간의 규제 격차를 해소하고 일관된 정책 프레임워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CO₂ 회계 방법의 과학적 표준을 정립해 전 세계 배터리 데이터 표준의 시연과 채택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12년부터 이어온 양사의 파트너십이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을 넘어 데이터 주권과 규제 대응이라는 광범위한 제도적 협력 단계로 진화한 셈이다.
유럽연합은 지난 2023년 배터리 규정을 채택한 이후 올해부터 라벨링 의무화를 시행했으며, 2027년에는 QR 코드와 전자 배터리 여권 도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BMW는 이번 CATL과의 데이터 동맹을 통해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가올 규제 장벽을 기술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는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제조 원가뿐만 아니라 ‘데이터 투명성’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BMW와 CATL의 이번 협력은 단순한 서류 작업을 넘어 유럽이 세운 배터리 무역 장벽을 중국 기술과 독일 제조사가 힘을 합쳐 넘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특히 카테나-X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표준을 선점하려는 행보가 향후 K-배터리 3사(LG엔솔, 삼성SDI, SK온)에게 어떤 압박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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