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이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한 레벨 4 잠재력을 갖춘 차세대 지능형 주행 시스템 VLA 2.0을 탑재한 차량을 출시했다. 3월 2일 광저우 기술 발표회에서 공개된 이번 기술은 단순한 보조 주행을 넘어, 고속도로와 도심 일반 도로는 물론 좁은 골목과 야간 주차장까지 모든 주행 시나리오를 아우르는 풀-시나리오 자율주행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인공지능 기반의 시각-언어-동작(Vision-Language-Action, VLA) 통합 모델이다. 기존 시스템이 시각 정보를 언어로 번역해 판단하던 단계적 방식이었다면, VLA 2.0은 인간의 뇌처럼 시각 정보를 즉각적인 주행 동작으로 연결해 반응 속도와 판단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주장했다.
샤오펑은 이를 플래그십 MPV인 X9에 우선 탑재했으며, 최신 자율주행 패키지가 포함된 모델의 가격은 32만 1,800위안(약 6,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기술 미 탑재 모델과의 가격 차이를 약 1만 2,000위안(약 220만 원) 수준으로 책정해 자율주행의 대중화를 꾀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다만 현재 규제 환경상 실제 도로에서의 운용은 운전자의 주의 의무가 수반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레벨 3 차량의 양산을 허용했으나 레벨 4의 완전 자율주행은 아직 법적 검토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CEO허 샤오펑은 기술적으로 완전 자율주행은 향후 1~3년 내에 실현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샤오펑은 이번 달 말부터 세단 P7+와 SUV 라인업에도 해당 기술을 OTA(무선 업데이트)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샤오펑은 2027년까지 전 세계 주요 시장에 레벨 4급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미 폭스바겐이 샤오펑의 VLA 2.0 시스템을 채택한 첫 번째 글로벌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양사는 2026년 출시될 폭스바겐 브랜드의 중국형 전기차에 이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샤오펑은 현재 다른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과도 소프트웨어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기업이 자동차 하드웨어가 아닌 AI 소프트웨어를 글로벌 유수 기업에 수출하는 기술 역전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한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샤오펑이 자신들의 AI 시스템을 폭스바겐에 판매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과거 독일 기업으로부터 엔진과 변속기 기술을 배우던 중국 자동차 산업이 이제는 AI 소프트웨어를 역수출하는 기술 공급원으로 위치가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2250 TOPS에 달하는 자체 튜링 AI 칩까지 결합된 이 기술이 2027년 유럽 도로에 깔리기 시작할 때, 테슬라의 FSD와 어떤 진검승부를 펼칠지 궁금하다.
다만 테슬라의 FSD가 그렇듯이 실제 도로에서의 수행 능력이 입증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실제 레벨4의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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