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지정학적 갈등 속 영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보조금 확대에 나섰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동 지역 분쟁으로 촉발된 원유 공급 충격에 대응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가운데 영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보조금 확대에 나섰다.
최근 영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최대 3750파운드(약 740만 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전기차 보조금(Electric Car Grant)'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도는 전기차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춰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정책으로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전기차 구매 시 최대 3750파운드를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 도입을 추진했다. 이 제도는 신차 가격이 3만 7000파운드(약 7300만 원) 이하인 순수 전기차를 대상으로 적용되며 친환경 생산 기준을 충족하는 차량에 한해 지원된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전기차 구매 시 최대 3750파운드를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 도입을 추진해 왔다.(출처: 기아)
보조금은 두 단계로 나뉘고, 환경 기준을 가장 많이 충족하는 차량은 최대 3750파운드를 지원받는다. 또 기준을 충족하지만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은 모델은 1500파운드(약 29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차량 구매 시 자동으로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별도로 신청할 필요는 없다. 대신 자동차 제조사가 정부에 차량의 보조금 대상 여부를 신청해야 하며, 승인된 모델에만 지원이 적용된다.
현재 닛산 리프, 르노 5, 포드 퓨마 Gen-E, 미니 컨트리맨 일렉트릭 등 일부 모델이 최대 보조금 대상 차량으로 포함됐다. 전체적으로는 40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이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이번 정책을 통해 전기차 구매 장벽으로 지적돼 온 가격 문제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약 6억 5000만 파운드(1조 2800억 원) 규모의 예산도 배정됐다.
영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는 전기차 수요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전기차 가격 부담과 충전 인프라 문제로 인해 판매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통해 전기차 구매 장벽으로 지적돼 온 가격 문제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출처: 기아)
또 최근에는 에너지 가격 변동이라는 신규 변수에 따른 정책 변화로도 해석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차량 운영 비용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유가 환경이 장기화될 경우 전기차의 총보유비용(TCO) 경쟁력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연료비 부담이 커질수록 전기차의 운영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에도 유가 상승은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 확대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2008년 국제 유가 급등 당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크게 늘었고,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도 전기차 판매 비중이 빠르게 증가했다.
결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에너지 가격 변화는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속도를 동시에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각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과 에너지 시장 상황이 맞물리며 전동화 전환 흐름이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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