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다시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구매 정보 플랫폼 에드먼즈(Edmunds)에 따르면, 3월 초 전동화 모델 검색 비중은 22.4%를 기록하며 직전 주 대비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란 내 갈등으로 주요 해상 수송로가 위협받으면서 미국 내 가솔린 평균 가격이 갤런당 3.58달러까지 치솟자 소비자들이 전기차(EV)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시도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국제 유가 상승분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00원 선을 넘어서고 있다.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잠잠했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대기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고유가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유지비 절감이 가능한 전동화 모델로의 시선 이동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변화와 보급형 모델의 중요성
국내 시장의 특징적인 변화는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 나타난다. 그동안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적체되었던 중고 전기차 매물들이 유가 상승 이후 빠르게 소진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현대차 아이오닉 6나 기아 EV6 등 효율성이 검증된 모델들을 중심으로 실구매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다. 유가 상승 부담을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내연기관차 오너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중고 전기차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하지만 신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보급형 모델의 부재가 아쉬운 대목이다. 미국 시장에서 닛산 리프나 쉐보레 볼트 같은 저가형 모델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처럼, 국내에서도 실질적인 구매 장벽을 낮출 수 있는 보급형 신차 출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아 EV3 등 올해 출시 예정인 대중화 모델들이 고유가 국면에서 얼마나 빠르게 시장을 공략하느냐가 향후 국내 전동화 전환의 속도를 결정할 핵심 요소다. 이번 고유가 사태는 잠시 멈춰 섰던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다시 강요하는 결과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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