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밴 부문이 그동안 전기 밴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짧은 주행 거리와 느린 충전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차세대 전기 MPV VLE를 공개했다.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전용했던 EQV와 달리, 순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인 VAN.EA를 기반으로 설계된 VLE는 승용 모델 수준의 안락함과 상용차의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선언했다.
VLE의 핵심은 메르세데스 승용 SUV에 버금가는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이다. 상위 모델인 VLE 300과 VLE 400 4MATIC에는 115kWh 용량의 NMC 배터리가 탑재되어 WLTP 기준 70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800V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 320kW의 DC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며, 단 15분 충전으로 32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엔트리 모델인 VLE 250에는 80kWh급 LFP 배터리가 장착된다. 이는 주행 거리 약 400~450km를 제공하며,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기업 고객이나 셔틀 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LFP 배터리임에도 최대 300kW 충전을 지원해 장거리 운행 시 충전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실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신 슈퍼스크린이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르며 압도적인 디지털 경험을 선사한다. 6, 7, 8인승으로 구성 가능한 좌석 배치는 ‘원격 조종 좌석 발레’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 앱으로 시트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최상위 트림인 VLE 익스클루시브는 뒷좌석에 8K 해상도의 31.3인치 파노라마 스크린과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그랜드 컴포트 시트를 탑재해 밴 세그먼트의 S클래스라 불릴 만한 고급감을 구현했다. 또한, 기존 전기 밴에서 보기 힘들었던 최대 2.5톤의 견인 능력을 갖춰 카라반이나 보트 트레일러 운용도 가능하다.
VLE가 기반을 둔 VAN.EA 플랫폼은 모듈형 설계로 제작되어 향후 출시될 럭셔리 모델 VLS나 상용 버전인 비토(Vito)에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토마스 클라인 벤츠 밴 대표는 “VLE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해 밴의 다재다능함과 세단의 승차감을 완벽하게 결합한 모델”이라며, 전기 밴 시장의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VLE의 가격은 사양에 따라 약 68,000유로(부가가치세 포함)부터 시작해 풀옵션 모델의 경우 113,000유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생산은 스페인 비토리아 공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밴은 늘 화물이나 사람을 실어 나르는 도구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번 VLE는 벤츠가 그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리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320kW라는 충전 속도는 현재 웬만한 전기 SUV보다도 빠른 수치라, 충전이 느려 업무나 여행에 방해된다는 불만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