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도로 위로 빠르게 나오고 있다. 중국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주행거리 1,000km 이상의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본격화한 가운데, 메르세데스 벤츠와 현대차·기아 등 글로벌 기업들도 파트너십을 통해 상용화 시점을 2027년 전후로 앞당기며 기술 패권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전고체 및 반고체 배터리 도입에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체리자동차는 최근 개최된 배터리 나이트 행사에서 에너지 밀도 600Wh/kg에 달하는 라이노 시리즈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하며, 이를 통해 주행거리 1,500km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체리는 내년부터 프리미엄 브랜드인 엑시드 ES8 모델에 해당 배터리를 탑재해 실차 주행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며, 창안자동차 역시 독자 브랜드 골든 벨을 통해 2026년 내 전고체 배터리 실차 설치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동펑자동차는 이미 영하의 극한 환경에서 에너지 밀도 350Wh/kg의 프로토타입 시험 주행을 통해 1,000km 이상의 주행 성능을 확인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
BYD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설정하는 동시에, 기존 리튬인산철(LFP) 기술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블레이드 배터리 2.0을 선보이며 맞불을 놓았다. 이 배터리는 1,0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최대 1,500kW급 초급속 충전 인프라와 결합해 단 5분 만에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70%까지 충전할 수 있는 플래시 차지 기술을 갖췄다. 이는 차세대 배터리 전환기에도 기존 리튬이온 기반 기술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미국의 배터리 스타트업 팩토리얼 에너지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셀을 탑재한 EQS 테스트 차량으로 1,200km 이상의 무충전 주행에 성공했다. 팩토리얼의 전고체 플랫폼 솔스티스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80% 높으며,
현대차와 기아 역시 팩토리얼의 주요 전략적 파트너로서 기술 고도화에 참여하고 있다. 팩토리얼은 빠르면 2027년부터 실제 양산차에 해당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화재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높인 기술로,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할 핵심 열쇠다. 전문가들은 대량 생산 체계 구축과 높은 제조 비용 해결이 여전한 과제지만,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로드맵을 고려할 때 2030년 이전에는 전고체 배터리가 대중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