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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토요타의 저력, 실용주의적 전기차 전략에서도 빛을 발하다

글로벌오토뉴스
2026.03.27. 13:38:39
조회 수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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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전기차 전략에 대해 회의론자라는 비판 섞인 시선을 받아온 토요타는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2025년과 2026년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시장의 성적표는 그들이 단순히 늦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들만의 실용적 호흡으로 때를 기다렸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세계 최대 전기차 격전지인 중국에서 일어났다. 2025년 토요타는 중국 시장에서 약 1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8만 5,000대의 폭스바겐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50% 급감하며 고전할 때, 토요타는 오히려 비중을 높이며 외국계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 bZ3X를 배출했다. 다른 업체들이 그렇듯이 토요타도 중국화에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물론 미국시장과 유럽시장도 각 시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주목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최다 판매 모델 코롤라의 전기차 버전 이야기다. 또한 오래 전부터 언급해 온 하이브리드를 통해 축적해 온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기술력과 시장 분석력도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글로벌오토뉴스를 통해 전달한 뉴스를 종합해 토요타 전기차의 현재를 짚어 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토요타는 2025년 중국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폭스바겐을 제치고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에서 외국계 브랜드 1위에 올라섰다. 하이브리드 명가라는 수식어 뒤에서 조용히 내실을 다져온 토요타의 실용주의적 전동화 전략이 중국의 거센 로컬 브랜드 공세 속에서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토요타의 배터리 전기차 전략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서는 중국과 유럽, 미국 상황을 짚어 본다.




2025년 토요타의 중국 내 배터리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42% 이상 19만 9,140대였다. 반면 전통의 강자였던 폭스바겐 브랜드는 전기차 판매가 약 8만 5,000대 수준에 머물렀다. 물론 BYD는 최근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12월 한 달 동안에만 19만 대 이상의 배터리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토요타와 폭스바겐의 연간 판매 합계보다 많은 수치다.

BYD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고전하던 합작 법인 브랜드들 사이에서 토요타가 유일하게 유의미한 성장 곡선을 그려냈다는 점은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광저우자동차(GAC)와의 합작으로 탄생한 전기 SUV bZ3X다. 2025년 3월 출시된 bZ3X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8만 대를 돌파하며 합작 브랜드 전기차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bZ3X는 중국 내 토요타 배터리 전기차 판매의 약 70%를 차지했다.

토요타는 bZ3X의 성공을 위해 일본 내 공급망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부품의 약 90%를 중국 현지에서 조달해 원가를 혁신적으로 낮췄다. BYD의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채택하고,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멘타의 시스템을 탑재하며 중국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이를 통해 라이다 등 고 사양 장비를 갖추고도 시작가를 10만 9,800위안(약 2,100만 원)으로 책정해 중국 청년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토요타는 이제 중국을 단순히 판매 시장이 아닌 기술 허브로 보고 있다. 최근 출시한 전기 세단 bZ7에는 화웨이의 스마트 콕핏과 전동화 시스템을 이식했으며, 샤오미의 스마트 생태계와도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토요타는 중국에서 검증된 저가형 전기차 플랫폼과 공급망을 향후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 수출용 모델에도 확대 적용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를 bZ 쇼크라 부르며, 일본 본토 부품사들이 소외되는 위기 속에서도 토요타가 생존을 위해 중국식 전동화를 완벽히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철저한 현지화와 가격 파괴가 상승세의 요인이었다는 점이다. 토요타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핵심 부품의 65% 이상을 중국 현지 공급망에서 조달했다. 배터리는 BYD의 LFP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중국 스타트업 모멘타의 시스템을 과감히 채택했다. 그 결과 10만 위안대(약 2,100만 원)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실현했다. 독일의 기술 집착형 전동화가 중국 현지 생태계를 등에 업은 일본의 실용주의에 무릎을 꿇은 셈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전통적인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 생산 체제 구축과 파격적인 가격 정책, 그리고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대형 SUV 라인업 강화를 통해 북미 전동화 패권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2026년 1월과 2월 판매 집계에 따르면, 토요타의 전기 SUV bZ(기존 bZ4X에서 명칭 변경)가 미국 시장에서 월평균 2,700대 이상 판매되며 현대 아이오닉 5를 따돌리고 판매 순위 4위권에 진입했다. 초기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주행 거리와 충전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2026년형 모델이 북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다.

신형 bZ는 1회 충전 시 최대 505km(314마일)의 주행 거리를 확보해 효율을 25% 높였다. 테슬라의 NACS 충전 포트를 기본 탑재해 별도 어댑터 없이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게 한 점이 장점이다. 특히 성능 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작 가격을 3만 4,900달러(약 4,600만 원)로 책정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더해 실 구매가를 3만 달러 이하로 낮추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

최근에는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 병기인 대형 3열 SUV 하이랜더의 전기차 버전도 공개했다. 2026년 하반기부터 켄터키 공장에서 본격적인 현지 생산에 돌입하는 하이랜더 EV는 토요타가 북미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중 가장 큰 차체와 515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목표로 한다.

특히 이 모델에는 토요타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아린.OS가 최초로 탑재된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미 행정부의 정책 변화와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미국 내 전기차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토요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토요타는 향후 3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약 1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동화 차량 생산 시설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2026년 초 출시 예정인 오프로드 특화 모델 bZ 우드랜드를 비롯해 보급형 C-HR EV, 렉서스 브랜드의 신규 전기차 등 향후 6종 이상의 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토요타 북미 법인은 2030년까지 북미 판매 비중의 80%를 전동화 차량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탄탄한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수익력을 기반으로 전기차 투자를 가속화하는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토요타 최다 판매 모델인 코롤라의 배터리 전기차 버전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50여 년 전 처음 출시된 코롤라는 폭스바겐 비틀을 제치고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타이틀을 차지했다. 2023년에는 테슬라 모델 Y에게 자리를 내주었지만, 여전히 토요타의 상징적인 모델로서 사상 최대 규모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도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며 전기차 전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단순히 모델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소형, 준중형 SUV 라인업을 촘촘히 구축하며 실용주의 전동화 전략을 완성해가는 모양새다.

2025년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의 유럽 합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 증가한 122만 9,038대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동화 차량(HEV·PHEV·BEV) 비중이 전체의 77%에 달한다.

비중은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높지만 배터리 전기차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2025년 토요타의 유럽 내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5만 1,919대를 기록했다. 이는 주력 모델인 bZ4X의 상품성 개선과 신규 라인업 투입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토요타는 2026년까지 유럽 시장에 총 6종의 전용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그 중심에는 유럽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SUV 라인업이 자리 잡고 있다. 우선 어반 크루저 EV는 스즈키와 협업해 개발한 B세그먼트 SUV로, 올해 초 덴마크 등 일부 국가에서 출시와 동시에 판매 상위권에 진입했다. 약 425km(264마일)의 주행거리와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유럽의 베스트셀러 야리스 크로스의 전기차 버전을 자처하고 있다.

신형 C-HR+(C-HR Electric)은 유럽 시장 전용으로 개발된 쿠페형 SUV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적용해 WLTP 기준 최대 607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338마력의 강력한 출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 층을 공략 중이다.

신형 bZ4X는 초기 모델의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를 대폭 개선한 2026년형 모델이 본격 인도되고 있다. 유럽 내 동일 세그먼트에서 판매량 3위를 기록하며 토요타 전기차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토요타의 유럽 전략은 단순 판매를 넘어 현지 생산 생태계 구축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체코 공장에 6억 8,000만 유로(약 1조 원)를 투자해 2028년부터 전기차와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유럽 현지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토요타는 서유럽 시장에서 2035년까지 모든 신차의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유럽 현지 전기차 공급망과 모델 다변화에 쏟아 부으며, 독일 브랜드들의 안방을 위협하고 있다.




토요타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전고체 배터리다. 2027~2028년 사이 1,200km 주행과 10분 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출시를 재확인했다. 비록 상용화 시점에 대한 회의론이 존재하지만, 이데미츠 코산 등 일본 내 주요 소재 기업과 연합한 강력한 가치 사슬은 그 실체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2027~2028년 사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이데미츠 코산을 포함한 여러 주요 일본 기업과 협력하여 전고체 전기차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이데미츠는 핵심 원료인 황화 리튬의 대규모 생산 공장을 건설하여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 내 공급망 구축 전략의 일환으로 토요타는 일본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총 1조 엔(70억 달러)을 투자하고 있으며, 주행 거리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배터리 높이를 120mm(고성능 EV는 100mm)로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에 대해 2020년, 2023년, 2026년으로 연기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이미 리튬 금속 전고체 배터리 구동 자동차를 도로에 출시했으며, 전고체 배터리가 장착된 EQS로 거의 750마일(1,205km)을 주행했고, 2020년대 말까지 이 기술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닛산 역시 프로토타입 셀이 양산 성능 목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도 속도를 내고 있다. CATL과 BYD 등도 2027년경 전고체 배터리를 도입하고 2030년에 양산할 계획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들과의 경쟁을 어떻게 치루어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참고로 전고체 배터리 특허는 토요타가 가장 많다.

지금껏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전기차라는 강력한 수익원을 유지하며 전기차 시장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그리고 이제 중국의 제조 효율성과 미국의 현지 생산 체제, 그리고 일본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하나로 엮어 본격적인 전기차 공세에 나서고 있다.

물론 올 해 초 2026년 전기차 생산 목표를 4개월만에 연간 100만 대에서 8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토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및 배터리 부문에 5조 엔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시장 수요를 면밀히 관찰하며 생산 계획을 유연하게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유지하되, 실제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을 빠르게 수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차의 물량 공세와 테슬라의 혁신 사이에서 토요타가 보여준 현지화 전략 2.0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기술적 우위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시장이 원하는 가격과 편의를 누가 먼저, 더 효율적으로 제공하느냐는 것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해온 토요타의 시장 읽기와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토요타 생산방식이 힘을 발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진짜 전면전은 지금부터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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