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BYD가 2026년 들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성장 정체는 올해 초 판매량과 점유율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그 사이 지리자동차(Geely)가 내수 판매 1위 자리를 꿰찼다. 업계 내부의 극심한 가격 경쟁인 내권 현상과 더불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자동차 산업의 질적 성장 정책이 맞물린 결과다.
정책 변화가 불러온 시장 판도 변화
중국 정부는 2026년 1월 1일부터 전기차(BEV) 에너지 효율에 대한 강제성 국가표준(GB)을 본격 시행했다. 과거 권고 수준에 머물던 기준이 법적 의무 사항으로 격상되면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모델은 생산과 판매가 금지된다. 특히 차량 중량이 가벼운 소형차에 더 엄격한 효율 기준이 적용되면서 저가형 라인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
신에너지차 취득세 감면 혜택이 줄어든 점도 변수다. 2025년 전액 면제였던 혜택은 올해 반액 면제로 축소되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순수 전기 주행거리 요건은 기존 43km에서 100km 이상으로 대폭 상향되었다. BYD의 기존 PHEV 모델 중 절반 이상이 이 기준에 미달하며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왔다.
저가 중심 구조에서 기술 경쟁으로의 이동
노후차 교체 지원 제도인 이구환신 정책이 정액 지원에서 정률 지원 방식으로 바뀐 점은 저가 차량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차량 가격에 비례해 지원금이 책정되면서 저렴한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받던 상대적 혜택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시장의 중심축을 소형·저가 세그먼트에서 중대형·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이동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제 파워트레인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준을 기대하며 스마트 자율주행 기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배터리와 구동 시스템 기술이 상향 평준화됨에 따라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브랜드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된 셈이다.
BYD의 반격과 향후 전망
위기감을 느낀 BYD는 기술적 우위를 되찾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통해 초고속 충전 성능을 강화하고, 지능형 자동차 분야에 약 21조 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 양산 계획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내수 시장의 경쟁 심화와 제도 변화는 중국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시장의 규제 대응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동발 경제 충격이나 내수 소비 회복 속도에 따라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보완책을 내놓을 여지는 남아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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