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오던 럭셔리카 수요가 급격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출처: 페라리)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중동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오던 럭셔리카 수요가 급격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의존해온 고수익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리며 구조적 변화를 맞는 분위기다.
31일 일부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동 지역에서는 초고가 차량을 포함한 프리미엄 자동차 수요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일부 현지 딜러들은 판매가 약 30% 감소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자리한다. 특히 이란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서 물류와 소비 심리가 동시에 위축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해상 운송이 불안정해지면서 차량 배송 지연과 비용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럭셔리 브랜드는 공급 자체를 줄이는 조치에 나섰다. 먼저 페라리는 중동 지역 차량 출하를 대부분 중단했고, 벤틀리와 마세라티 역시 배송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 물류 문제뿐 아니라 현지 소비 심리 위축을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해상 운송이 불안정해지면서 차량 배송 지연과 비용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다(출처: 마세라티)
한편 고소득층 중심 시장이라 하더라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소비 위축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동 시장은 그동안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에게 중요한 고마진 시장으로 평가돼 왔으며,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중동은 높은 구매력과 맞춤형 옵션 수요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유지해온 핵심 지역으로 자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이 같은 구조에 변화를 예고한다. 물류 비용 증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 금융 시장 불확실성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고가 소비재에 대한 지출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분석에서는 단기적으로 럭셔리 판매가 최대 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불안도 변수로 작용한다. 중동 지역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물류 허브 역할을 수행해왔는데, 해상 운송 차질과 보험 비용 상승 등으로 자동차 공급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산업의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판매량보다 높은 마진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수요 감소가 전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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