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탈탄소화와 전기차 전환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책 변동성이 맞물린 중대한 조정기에 진입했다. 글로벌데이터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2025년 1,470만 대를 기록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2026년 1,740만 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나,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정책 기조 차이로 인해 지역별 성장세는 뚜렷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은 최근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의 여파로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5.8% 감소하는 등 수요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등록 대수의 35%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 신차 판매 100% 제로배출차량(ZEV)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인센티브 축소는 제조업체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기업들은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을 상쇄하고자 알루미늄 등 필수 자재의 공급망을 본국이나 인접국으로 옮기는 근접 외주 전략을 강화하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반면 서유럽은 0.4%, 동유럽은 2.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7년 도입될 배터리 패스포트 등 강력한 ESG 규제를 통해 공급망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생산 지형도에서는 아시아 기업들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026년 글로벌 생산 상위 10대 기업 중 토요타의 874만 대 예상을 필두로 중국의 BYD 545만 대, 지리 347만 대, 체리 284만 대, 현대차 371만 대 등 아시아계 기업이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은 2030년 전기차 생산량을 1,224만 대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리튬, 니켈 등 핵심 광물의 정제 분야에서 중국의 독점적 지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공급망 쏠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들은 SAP Taulia와 같은 스마트 결제 플랫폼을 도입, ESG 기준을 충족하는 협력사에게 금융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공급망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재무적으로 유도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규제가 수요를 창출하던 시대가 가고, 이제는 공급망 통제력과 제조 효율성이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특히 유럽의 배터리 패스포트가 중국의 광물 독점권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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