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에 관해 다양한 관점에서 정리해 오고 있다. 큰 화두는 거대한 시장과 속도다. 2000년 200만대에서 2025년에는 3,440만대를 넘었다. 중국 내 현지 브랜드의 점유율이 70%를 돌파했다. BYD가 국영자동차회사 상하이자동차그룹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한 것과 지리홀딩스가 제일자동차를 추월한 것도 큰 뉴스다. BYD가 460만대, 상하이자동차그룹이 451만대, 지리홀딩스가 412만대, 제일자동차가 340만대, 창안자동차가 260만대, 체리자동차가 200만대 등이었다. 체리자동차는 수출 비중이 50%에 육박했다. 2025년 중국차의 중국 내수 판매는 2,730만대, 해외 수출 및 판매는 710만대였다. 주목을 끄는 것은 당연히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만 생산 판매하는 BYD다. 지리홀딩스와 체리자동차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6대 국영자동차회사들을 하나씩 제치며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로 입지를 구축해 가고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도 높이고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레거시 자동차회사들은 여전히 중국시장을 중시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물론이고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판매가 크게 줄고 있지만 미래는 중국에 있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 중심에는 In China, For China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연간 판매대수가 2,700만대가 넘는 시장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 어떤 시장도 중국의 규모보다 앞선 적은 없었다. 미국시장이 2014년 1,740만대로 가장 많았다. 때문에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은 중국의 연구개발 센터를 확대하거나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움직임보다 중국 업체들의 해외 연구개발 센터 설립이 더 주목을 끌고 있다. 소위 중국 빅3로 칭하는 BYD와 지리홀딩스, 체리자동차다. 물론 다른 업체들도 세를 확장하고 있지만 지금은 빅3의 세가 워낙 강하다.
2026년 현재 중국 자동차 빅3는 단순한 생산 기지 확장을 넘어, 유럽과 남미 등 전략 요충지에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하며 글로벌 기술 표준 장악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지 고객의 요구사항을 제품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는 현지 밀착형 개발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리는 최근 산재해 있던 유럽 내 연구 거점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지리 테크 유럽은 올 해 3월, 스웨덴 예테보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엔지니어링 센터를 통합한 통합 R&D 조직을 출범시켰다. 본부가 있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는 과거 중유럽 차량 기술 센터에서 시작해 현재는 지커, 링크&코 등 그룹 내 핵심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 아키텍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볼보와의 협업을 통해 유럽 안전 표준을 제품에 이식하는 핵심 기지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로터스 기술 혁신 센터를 흡수하여 고성능 프리미엄 차량의 엔지니어링과 첨단 전동화 부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영국 코번트리에서는 로터스의 엔지니어링 센터를 운영하며 경량화 기술과 스포츠카 다이내믹스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해외 판매 목표를 150만 대로 상향한 BYD는 생산 공장 근처에 연구 시설을 함께 배치해 물류와 개발 효율을 높이고 있다. 크게는 헝가리와 브라질 중심의 대륙별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있던 유럽 본부를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전하며 대규모 R&D 센터를 신설 중이다. 약 2억 5,000만 유로가 투입된 이 센터는 유럽 현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와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현지화에 주력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는 2026년 말 착공 예정인 남미 최초의 자동차 테스트 및 평가 센터가 있다. 열대 기후 데이터를 수집해 배터리 효율을 최적화하고, 오프로드 주행이 많은 남미 지형에 맞춘 내구성 검증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전기차 제어 소프트웨어 및 자율주행 알고리즘 연구를 위한 소규모 테크 오피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인재를 흡수하고 있다.
체리자동차는 중국 3, 유럽 3, 남미 1 등 전 세계 7곳의 R&D 거점을 운영하며 수출 1위 기업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오모다와 재쿠 브랜드를 위한 신규 R&D 센터를 프랑스 파리에 개소했다. 유럽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B세그먼트 콤팩트 전기차 개발이 주 임무다. 독일 라운하임은 유럽 내 환경 규제 및 인증 대응과 디자인 언어 정립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남미 시장 전용 에탄올 혼합 연료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 및 현지 맞춤형 서스펜션 튜닝을 연구한다.
지리가 유럽의 엔지니어링 혈통을 흡수해 기술의 질을 높인다면, BYD는 현지 기후와 인프라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실용성으로 승부하고 있다. 체리는 철저한 현지 규제 최적화로 장벽을 넘는 모습이다.

전기차로 인해 BYD가 주목을 끌고 있지만 지리자동차와 체리그룹의 상승세가 더 도드라진다. 지리자동차는 올해 1분기 총 70만 9,358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특히 전체 판매 중 신에너지차 비중이 52%를 돌파하며 전동화 전환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수출 물량 또한 전년 대비 126% 급증한 20만 3,024대를 기록했다.
체리그룹 역시 1분기 60만 1,712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강세를 보였다. 특히 3월 한 달에만 약 15만 대를 해외로 출하하며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월간 최대 수출 기록을 세웠다. 현재 해외 시장에서 판매되는 중국 자동차 5대 중 1대가 체리 제품일 정도로 독보적인 글로벌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의 약진도 두드러져 영국과 EU 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0% 급증했으며,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 판매는 250%나 늘어났다.
지리는 지난해 매출액이 25% 증가한 3,452억 위안, 핵심 순이익은 36% 증가한 144억 위안으로 상향된 판매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90% 급증한 168만 대를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갤럭시가 중국 내 최단기 성장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 결정적이었다. 지리는 올해 수출 목표를 전년 대비 50% 이상 높인 64만 대로 설정하고 국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체리 역시 매출 3,003억 위안, 순이익 195억 위안(36.1% 증가)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체리는 사상 처음으로 전체 매출의 52.4%를 해외 시장에서 거둬들이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수출 모델의 평균 단가가 내수보다 17% 높게 형성된 덕분에 전기차 부문 매출 총 이익률은 0.4%에서 8.8%로 수직 상승했다. 체리는 브라질과 동남아시아에 현지 제조 공장을 구축해 무역 장벽 리스크를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지리와 체리가 보여주는 1분기 성적표는 중국 브랜드가 단순한 양적 팽창을 넘어, 유럽 프리미엄 시장 안착과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라는 질적 도약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할만하다.

국내에 상륙해 있는 BYD의 현재는 중국 내수시장 부진, 수출 시장 큰 폭 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2025년 글로벌 시장에서 460만 대 이상의 배터리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판매하며 포드를 제치고 세계 판매 순위 6위에 올라섰다.
중국시장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가 급감한 데 이어, 배터리 전기차 시장에서도 스타트업 세력의 파격적인 공세에 밀리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BYD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는 약 52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나 감소했다. 이는 2025년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BYD 역사상 유례없는 수치다.
원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우월적 지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2023년 말 약 5,500달러에 달했던 동급 전기차와의 가격 격차는 2025년 말 기준 3,400달러 수준으로 38%나 좁혀졌다. 여기에 샤오미 YU7 등 신형 전기차들이 800km 이상의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면서, 엔진과 배터리를 모두 얹은 PHEV의 복잡함보다 전기차의 간결함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전기차 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25년 BYD의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56만 대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지리 그룹과 상하이자동차가 판매를 늘리며 맹 추격하는 사이, BYD의 시장 점유율은 한때 25%를 상회하던 수준에서 20% 미만으로 하락했다. 특히 강점을 보였던 소형차 부문에서 지리의 스타 위시에 밀려 시걸의 판매가 절반으로 줄었다. 고가 시장에서는 화웨이와 협력한 브랜드들과 샤오미의 공세에 밀려 고급 브랜드 덴자 등의 반격이 무력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보조금이 대폭 축소된 더 해 중국 전반의 경기 둔화로 인해 BYD의 주력 타깃인 입문용 및 소형차 수요가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BYD가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2026년 2월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BYD는 유럽 전체 시장(EU+EFTA+영국)에서 1만 7,954대를 기록하며 1만 7,664대에 그친 테슬라를 2개월 연속 앞질렀다. 연초 누적 수치에서도 BYD는 테슬라를 1만 대 이상 따돌리며 격차를 벌리고 있어, 유럽 내 전기차 패권이 사실상 중국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BYD는 탄탄한 딜러 네트워크와 다양한 가격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유럽 안방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프랑스 38.5%와 독일 26.3% 증가 등 주요국에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과실을 BYD가 독식하고 있는 형국이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괄목할만하다. 이 지역 국가들은 수입 석유의 약 40%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 변동에 극도로 취약하다. 이미 태국시장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일본차의 아성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그 중 BYD가 가장 앞서고 있다.
BYD의 3월 판매대수는 30만 222대였다. 그 중 승용차가 29만 5,693대를 차지했다. 해외 승용차 및 픽업트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5.2% 증가한 11만 9,591대였다. 1분기 누적 수출량 역시 31만 9,751대에 달해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올해 1분기 누계 판매는 70만 463대였다.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신에너지차의 누계 판매 1,580만 대에 달했다.
BYD는 글로벌 유가 급등에 따른 전기차 수요 폭증에 힘입어 2026년 해외 판매 목표를 15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 주요 시장에서의 일일 판매가 과거 2주일 치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일 막을 내린 방콕 모터쇼에서 BYD는 토요타를 제치고 가장 많은 주문을 확보하며 동남아 시장의 전동화 주도권을 잡았음을 입증했다.
유가 상승 국면이 장기화될수록 높은 가격 경쟁력과 광범위한 라인업을 갖춘 BYD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 가능하다. 그것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마진이 높은 고부가 모델 판매 비중을 높임으로써 수익성 개선까지 동시에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도 할 수 있다.
중국 내외의 업체들의 공세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BYD는 기술적 우위를 되찾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통해 초고속 충전 성능을 강화하고, 지능형 자동차 분야에 약 21조 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 양산 계획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BYD는 지난 3월, 국제 자동차 태스크포스(IATF)의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IATF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품질 관리 시스템 표준을 정의하는 권위 있는 기구다. 그동안 폭스바겐, GM, 포드 등 유럽과 북미의 주요 완성차 제조사가 주축이 되어 운영되어 왔다. BYD의 이번 가입은 자동차 산업 행동 그룹(AIAG)의 지명과 기존 회원사들의 투표를 거쳐 승인되었으며, 이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기술력과 품질 관리 체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BYD는 중국 내수시장보다는 세계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물론 체리자동차도 앞서 언급했듯이 수출 비중이 50%를 넘는다. 지리와 체리, BYD의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 상승도 중국의 속도를 실감케 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의 경쟁 심화와 제도 변화는 중국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시장의 규제 대응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동발 경제 충격이나 내수 소비 회복 속도에 따라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보완책을 내놓을 여지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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