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전설적인 스포츠카 GT-R의 차세대 모델(R36)이 순수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발된다. 닛산은 최근 일본 요코하마 본사에서 진행된 외신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무성했던 '전기 고질라' 루머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리처드 캔들러 닛산 글로벌 제품 전략 책임자는 현재의 리튬 배터리 기술로는 GT-R 특유의 성능을 구현하기 어렵다며 차세대 모델에 순수 전기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결정은 최근 고성능 전기차에 대한 시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과 기술적 한계가 맞물린 결과다. 닛산은 앞서 2023년 1,3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내는 전기 콘셉트카 '하이퍼 포스'를 선보이며 차기 GT-R의 전동화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실제 양산형 모델은 전통적인 주행 감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배출가스 규제와 성능 사이의 절충점,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는 아니지만, 차세대 GT-R의 전동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닛산 측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어느 정도 수준의 전동화, 즉 하이브리드 시스템 도입은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글로벌 슈퍼카 브랜드들이 이미 채택하고 있는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R36 모델은 기존 R35에 탑재되었던 V6 트윈 터보 엔진을 개량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강력한 출력은 유지하면서도 환경 규제를 충족시키고, 전기차로는 구현하기 힘든 내연기관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 경험을 선사할 전망이다.
브랜드 재건의 상징으로 돌아오는 고질라
닛산은 현재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부진과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등 경영상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반 에스피노사 닛산 최고경영자(CEO)가 GT-R 개발을 직접 공식화한 것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그는 GT-R이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닛산의 상징이자 최우선 순위 모델임을 강조했다.
2025년 R35 모델의 단종 이후 공백기를 갖고 있는 GT-R은 2030년경 R36 모델로 화려한 복귀를 알릴 것으로 기대된다. 닛산은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형 스카이라인 세단 등과 함께 고성능 라인업의 부활을 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