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 10년간 정부 보조금과 공격적인 생산 목표, 독보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70%를 장악하며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최대 자동차 기업인 지리와 체리자동차가 내연기관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반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내연기관의 유효 수명이 10년 이상 남았다는 판단 아래 해당 분야의 기술적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도달 불가능해 보였던 열효율 48% 벽을 허물다
지리자동차는 최근 새로운 i-HE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48.41%의 열효율을 달성했다. 이는 기네스 세계 기록을 통해 독립적으로 검증된 수치로, 연비는 갤런당 약 106마일(약 45km/L)에 달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하는 토요타 프리우스의 이론적 열효율인 44%를 4%포인트 이상 앞지른 수치다. 체리자동차 역시 '듀얼 커브 트리플 링키지' 기술을 적용한 쿤펑 톈칭 엔진으로 48.57%의 열효율을 기록하며 양산형 엔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내연기관에 이식되는 전기차의 지능형 아키텍처
체리자동차는 '마스 스타코어 마인드' 통합 아키텍처를 통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전기차 전용으로 여겨졌던 인지, 판단, 실행 능력을 부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을 '지능형 모빌리티'로 진화시켜 디지털화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내 전기차 침투율이 50%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가솔린 차량이 주류인 글로벌 시장 현실을 직면한 결과다.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중국의 영리한 이중 전략
이러한 내연기관의 부활은 철저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수출을 생존의 돌파구로 삼고 있으며,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시장에서는 순수 전기차보다 고효율 하이브리드가 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지리는 지커와 링크앤코 브랜드를 앞세워 향후 3년 내 미국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며, 유럽과 신흥 시장에서는 현지 생산을 통한 우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 패권을 놓지 않으면서도 내연기관의 마지막 장까지 주도하겠다는 중국의 투트랙 전략은 서구 제조업체들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전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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