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165개의 신규 육상 풍력 발전소 개발을 사실상 전면 중단시키면서 에너지 업계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번 조치로 인해 약 30GW 규모의 전력 생산 용량이 불확실성에 빠졌으며, 특히 국방부(펜타곤)가 사유지 내 프로젝트까지 승인을 지연시키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청정전력협회 등 주요 소식통은 펜타곤이 최종 승인 단계에 있거나 협상 중인 프로젝트들을 광범위하게 가로막고 있다고 전했다. 2025년 8월 이후 풍력 발전 개발사들은 정부 측과의 회의 취소, 신청서 처리 중단 등 행정적 공백 상태에 직면했다. 국방부는 4월 초 개발사들에 보낸 서한에서 에너지 프로젝트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 평가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업계는 이를 전형적인 발목 잡기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은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에도 레이더 간섭 등 기밀 국가 안보 우려를 근거로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중단시키려 시도한 바 있다. 비록 당시 법원이 해당 조치를 불법으로 판결하며 개발사의 손을 들어줬으나, 이번에는 육상 풍력으로 화살을 돌려 유사한 수법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행정부는 최근 해상 풍력 개발사들이 임대권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약 20억 달러를 지불하는 등 전동화 및 재생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청정 전력 부문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시점에 단행되어 충격이 더 크다. 미국 청정전력협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에만 790억 달러의 투자가 유치됐으며, 전력망에 추가된 신규 용량의 90% 이상을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14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달린 핵심 산업이 정치적 논리에 의해 마비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특히 이란과의 갈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건설이 빠르고 저렴한 국내 에너지원인 풍력 발전을 억제하는 것은 국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역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 세계가 중동 분쟁에 대응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환경 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위험한 도박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자동차 산업 역시 전기차 전환을 위해 막대한 청정 전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원의 한 축인 풍력 발전이 동결되는 것은 모빌리티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원에서 이미 기각된 논리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보안 정책이 아닌,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개인적 불호가 반영된 사소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방해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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