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9년째 양산 대기 중인 전기 슈퍼카 로드스터의 출시를 위해 마침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특허청에 제출된 새로운 상표 출원 서류에는 기존 테슬라 라인업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전용 워드마크와 독특한 배지 디자인이 포함되어 있어, 로드스터가 단순한 신차를 넘어 테슬라의 새로운 기술적 자존심이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2026년 2월 3일자로 제출된 두 건의 상표 출원 서류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로드스터 전용으로 설계된 다이아몬드/삼각형 형태의 엠블럼이다. 테슬라는 이 디자인이 속도, 추진력, 열, 바람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는 모델 3나 사이버트럭 등 기존 차량이 공용 'T' 로고나 평면적인 텍스트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함께 제출된 ROADSTER 워드마크 역시 각진 폰트를 적용해 고성능 미학을 강조했다. 테슬라가 로드스터를 일반 양산차 라인업과 분리해 슈퍼카 브랜드에 걸맞은 맞춤형 브랜딩 전략을 펼치려는 의도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서류는 사용 의도 기준으로 제출되었다. 이는 기업이 해당 상표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구체적인 계획이 있음을 법적으로 선언하는 것으로, 향후 정해진 기간 내에 실제 제품을 출시하지 못할 경우 상표권을 잃게 된다. 2017년 컨셉트 공개 이후 수차례 지연을 반복해온 테슬라이기에, 이러한 법적 절차는 그 어느 때보다 실질적인 양산 준비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2017년 프로토타입 공개 당시 2020년 생산을 약속했으나, 이후 일정을 무려 여덟 차례나 연기했다.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공개 시기를 2026년 5월 말이나 6월 초로 다시 한 달가량 미뤘다. 초기 예약자들이 지불한 최대 25만 달러의 보증금이 10년 가까이 묶여 있는 셈이다.
상표 출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2017년의 압도적 스펙이 2026년 현재에도 유효한지는 알 수 없다. 리막 네베라와 포르쉐 타이칸이 이미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선점했고, 중국 경쟁사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로드스터가 10년의 기다림을 정당화하려면 단순한 상표를 넘어, 시장의 판도를 다시 한 번 뒤집을 압도적인 실체를 무대 위에서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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