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모빌리티학회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5월 8일 자동차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미래차 산업발전 전략 포럼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급성장한 중국의 전기차 공급망과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형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정구민 한국모빌리티학회장은 2026 베이징모터쇼 주요 동향 및 시사점 발표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위해 중국 부품사와의 협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현상을 주목했다. 정 회장은 2025 IAA 뮌헨에서도 제기되었듯, 브랜드 로고만 남고 핵심 부품은 중국에 의존하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국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종합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제 및 정책 분야의 분석도 이어졌다. 김성준 골든오크세무법인 대표는 과거 태양광 산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시장을 잠식당했던 사례가 전기차 산업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EU의 상계관세 부과나 일본의 전략분야 생산촉진세제 도입처럼 주요국이 자국 생산 유인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산업의 국가경제적 비중을 고려해 우리도 국내 생산 시 혜택을 주는 세제 도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정대진 KAMA 회장 역시 중국 기업이 협력의 대상인 동시에 강력한 위협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베이징모터쇼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와 협업한 신차를 대거 공개했다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 과정에서 국내 중소·중견 부품사들이 도태되지 않도록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인력양성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정토론에 나선 박정규 KAIST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들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일본은 배터리 설비 투자액의 약 3분의 1을 직접 지원하며, 토요타의 경우 이미 천억 엔 이상의 정부 지원금을 확보했다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오성민 KAMA 실장 또한 국내 부품기업의 95% 이상이 연매출 300억 원 미만인 현실을 지적하며, 국내생산촉진세제가 협력업체 전체의 수요를 창출해 생태계 전환을 이끌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존망의 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브랜드 파워만으로는 중국의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과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을 이겨낼 수 없는 시대가 왔다. 특히 빈껍데기 리스크는 단순한 우려를 넘어 국내 고용과 제조 기반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정부가 단순히 R&D 지원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을 넘어, 일본이나 유럽연합처럼 실제 생산 단가를 낮춰줄 수 있는 세제 혜택과 직접적인 설비 투자 지원에 나서야 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허리인 부품사들이 무너지면 현대차·기아라는 거목도 결국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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