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마틴 발키리가 벨기에 스파-프랑코르샹 서킷에서 열리는 2026 FIA 세계내구선수권(WEC) ‘토탈에너지스 스파 6시간 레이스’에 출전한다. 벨기에 아르덴 지역에 위치한 스파-프랑코르샹은 세계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고속 서킷 중 하나로 꼽히며, 발키리는 이번 주말 이 무대에서 세계선수권 10번째 레이스에 나선다.
애스턴마틴 THOR 팀이 운영하는 발키리는 영국 럭셔리 하이퍼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의 하이퍼카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발키리는 2026년 두 번째 WEC 시즌에 돌입했으며, 지난 4월 19일 이탈리아 이몰라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에서 향상된 경쟁력을 다시 입증했다.

발키리는 2025년 데뷔 시즌 마지막 두 경기였던 일본과 바레인에서 연속 톱10을 기록한 데 이어, 이몰라에서도 포인트를 획득하며 3경기 연속 득점 흐름을 이어갔다.
이몰라서 첫 포인트, 스파서 흐름 잇는다
당초 2026 WEC 개막전은 3월 카타르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해당 경기가 오는 10월 22~24일로 연기되면서 올 시즌은 예년보다 늦은 4월 이탈리아 이몰라에서 시작됐다.
이몰라 개막전에서는 르망 24시 클래스 2회 우승 경력을 지닌 해리 팅크넬과 유러피언 르망 시리즈 챔피언 출신 톰 갬블이 #007 발키리로 9위를 기록했다. 이는 두 드라이버가 애스턴마틴과 함께 거둔 첫 WEC 포인트 피니시다.
팀 동료 알렉스 리베라스와 마르코 쇠렌센은 #009 발키리로 14위에 올랐다. 스페인 출신 리베라스는 WEC와 IMSA GT 클래스에서 다수의 우승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덴마크 출신 쇠렌센은 WEC GT 클래스 3회 챔피언이다. 두 선수는 2025 시즌에도 세 차례 포인트 피니시를 기록하며 꾸준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번 스파 라운드는 이몰라와는 다른 성격의 무대다. 스파-프랑코르샹은 고속 코너와 큰 고저차가 특징으로, 차량의 고속 안정성과 공력 성능, 드라이버의 집중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애스턴마틴은 이러한 서킷 구성이 세계 유일의 양산차 기반 하이퍼카인 발키리의 고속 주행 성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스파는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와 작은 실수 하나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까다로운 서킷으로 알려져 있다. 내구 레이스 특성상 차량 성능뿐 아니라 전략, 피트워크, 타이어 운용, 날씨 대응 등 모든 요소가 맞물려야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무대다.
르망 24시 앞둔 최종 리허설
스파 6시간 레이스는 애스턴마틴 THOR 팀에게 오는 6월 13~14일 열리는 제94회 르망 24시를 앞둔 마지막 실전 점검 무대다.
애스턴마틴은 로이 살바도리와 캐롤 셸비가 DBR1과 함께 1959년 르망 24시 종합 우승을 거둔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발키리는 이 같은 애스턴마틴의 르망 우승 역사에 새로운 성과를 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발키리 레이스카는 궁극의 로드카 기반 하이퍼카를 순수 레이스 머신으로 구현한 모델이다. 애스턴마틴과 THOR, The Heart of Racing이 공동 개발했으며, 레이스 전용으로 최적화된 카본파이버 섀시와 6.5리터 V12 엔진을 결합했다.
이 엔진은 양산형 기준 최고출력 1,000마력 이상을 발휘하고 최대 11,000rpm까지 회전한다. 다만 WEC 하이퍼카 규정과 IMSA GTP 규정에 따라 레이스에서는 500kW, 약 680마력의 출력 제한을 적용받는다.
해리 팅크넬은 “이몰라는 #007 차량에게 좋은 출발점이 됐다”며 “발키리에 다소 불리한 특성을 가진 서킷에서도 곧바로 포인트를 획득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세계적인 고속 서킷 스파로 향한다”며 “스파는 고속 구간과 유려한 코너 구성이 특징이고 노면도 더 매끄러워 발키리와 잘 어울리는 트랙”이라고 평가했다.
팅크넬은 또 “올해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차량과 함께 다시 스파에 나서는 만큼 포인트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스파는 속도 측면에서 르망과 가장 유사한 서킷인 만큼 르망 준비 과정 역시 함께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톰 갬블은 “WEC 2라운드를 위해 다시 스파로 돌아가게 돼 기대가 크다”며 “이번 경기는 르망 24시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준비 무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개막전이었던 이몰라에서 첫 포인트를 획득하며 좋은 출발을 보여준 만큼, 이번에는 그 흐름을 이어 상위 5위권 진입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알렉스 리베라스는 “이몰라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떠올리면 이번 스파 경기가 더욱 기대된다”며 “우리는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고, 이제 스파-프랑코르샹처럼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가진 서킷에서 발키리가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기는 르망을 앞둔 마지막 레이스라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며 “보통은 르망 전까지 세 차례의 준비 기회가 주어지지만, 올해는 두 경기뿐이다. 그만큼 팀과 드라이버 모두에게 더 큰 집중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르망이라는 큰 도전에 완벽히 대비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며 깔끔한 레이스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르코 쇠렌센은 “스파 경기를 앞두고 기대가 크다”며 “이몰라는 발키리와 잘 맞지 않는 서킷 중 하나였지만, 그럼에도 팀은 좋은 방향으로 경기를 풀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파를 앞둔 지금 매우 긍정적이고 의욕적인 상태이며, WEC에서 발키리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팀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애스턴마틴 THOR 팀 대표 이안 제임스는 “2026 시즌 현재까지 유럽과 북미 무대에서 치른 레이스들을 돌아보면, 팀과 드라이버, 애스턴마틴 발키리가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경쟁력 있는 결과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이유로 아직 기대했던 결과가 완벽하게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방향성은 변함없다”며 “팀 전체가 하나로 움직이며 모든 영역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계속 이어간다면 결국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파는 발키리와 잘 어울릴 가능성이 있는 서킷이지만, 내구 레이스는 단순히 차량 퍼포먼스만으로 결과가 결정되지 않는다”며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하며, 예상치 못한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애스턴마틴 내구 모터스포츠 총괄 아담 카터도 스파 라운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파는 전통적으로 WEC 시즌 최대 이벤트인 르망 24시를 앞둔 마지막 라운드”라며 “이번 벨기에 6시간 레이스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카터는 “모든 레이스가 중요하지만, 특히 이번 스파는 발키리와 함께 르망에 복귀하기 전 마지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몰라 개막전에서 기록한 포인트 피니시는 시즌 출발을 위한 좋은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주말 모든 요소가 잘 맞아떨어진다면 벨기에에서도 두 대의 발키리 모두 더욱 경쟁력 있는 결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매 경기마다 배우고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중요한 6월 레이스를 앞두고 매우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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