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배터리 데이 당시 일론 머스크 CEO는 기존 대비 에너지 5배, 출력 6배, 주행거리 16% 향상을 공언했던 4680 배터리가 기존 업체들의 배터리보다 뒤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의 에너지 혁신을 상징하던 '4680 배터리 셀'이 공개 5년 만에 심각한 성능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테슬라 기가 오스틴에서 생산된 4680 셀의 에너지 밀도는 244Wh/kg으로, 기존 파나소닉 2170 셀의 269Wh/kg보다 13%나 낮다. 이로 인해 유럽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대신해 4680 셀을 장착한 모델 Y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 모델의 경우, WLTP 기준 주행거리가 기존 661km에서 609km로 무려 52km나 줄어들었다. 에너지 밀도와 그에 따른 주행거리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기술이 적용된 새 차를 샀음에도 주행거리가 8% 하향된 다운그레이드 차량을 받게 된 셈이다.
충전 성능에 관해서도 테슬라는 탭리스(Tabless) 설계를 통해 대형 셀의 발열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테스트 결과 충전 상태(SOC)가 35%만 넘어가도 전력이 100kW 이하로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0분 이상으로, 27~30분이면 충분한 기존 2170 셀 모델이나 심지어 저가형 LFP 배터리 모델보다도 느리다. 유럽의 전기차 전문 매체와 소유주들은 이를 두고 테슬라 라인업 중 가장 나쁜 배터리 옵션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제조 혁신의 핵심이었던 건식 전극(DBE) 공정의 한계도 명확해졌다. 일론 머스크는 2025년 주주총회에서 해당 공정이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다며 인정한 바 있다. 이는 공급망 붕괴로 이어져, 한국의 핵심 소재 파트너인 L&F와의 4680용 양극재 계약 규모가 사실상 전액 삭감에 가까운 99.9% 급감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공언했던 연간 100GWh 생산 목표는커녕, 주력 모델인 사이버트럭의 낮은 생산성과 맞물려 4680 프로젝트 자체가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테슬라의 배터리 생산 내재화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검증된 배터리 파트너사들의 기술력을 과소평가하고 독자 노선을 고집한 결과가 결국 주행거리 하락과 충전 성능 저하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테슬라가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로 극복해온 역사가 있지만, 이번 배터리 성능의 물리적 격차는 단기간에 메우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지난 1월 국내 배터리 소재 공급업체인 L&F가 테슬라와의 대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 가치가 99% 이상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테슬라의 자체 생산 배터리 셀인 4680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치명적으로 감소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며, 4680 배터리와 이를 사용하는 차량인 사이버트럭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의 핵심 공급망에서 중대한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는 것이다.
L&F는 2023년 초, 테슬라에 직접 고니켈 양극재를 공급하는 29억 달러(약 3조 8천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발표했었다. 당시 업계는 이를 테슬라가 배터리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핵심 기술인 4680 셀 보급을 위한 중대한 조치로 간주했으나, 이 계획은 이후 철회되었다.
당시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생산을 늘리지 않는다면 4680 셀이 필요 없으며, 결과적으로 L&F는 양극재를 판매할 수 없게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L&F와의 공급 계약이 99% 이상 삭감되었다는 것은 테슬라가 4680 생산을 늘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축소 또는 정리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수년간 테슬라의 '성배'로 불리던 4680 프로그램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는 해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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