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자동차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과잉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전문 자회사인 포드 에너지를 공식 출범했다. 이는 주춤하는 전기차 수요 대신 AI 데이터 센터와 재생 에너지 확대로 급성장 중인 그리드 규모 에너지 저장 시장으로 사업 축을 과감히 이동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포드 에너지는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켄터키 기가팩토리에서 연간 20GWh 규모의 에너지 저장 장치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원래 SK 온과의 합작 법인인 블루오벌 SK의 EV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기획됐었다. 포드는 합작 투자 중단 이후 해당 시설을 전액 소유하며 BESS 전용 공장으로 재활용하기로 했다. 포드 에너지는 지난 1년간 공급망 확보와 제조 현장 준비를 마쳤으며, 국내 에너지 저장에 대한 막대한 수요에 맞춰 기술 조율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포드 에너지가 내놓은 대표 제품은 포드 에너지 DC 블록이다. 512Ah급 LFP 프리즘 셀을 기반으로 한 20피트 컨테이너형 시스템으로, 5.45MWh의 에너지 용량을 제공한다. LFP 화학은 NMC 배터리에 비해 열 안정성이 뛰어나고 사이클 수명이 길어, 20년 이상 운용해야 하는 대형 산업용 저장 장치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영하 35도에서 영상 55도에 이르는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며, 고도 4,000미터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현재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테슬라의 메가팩과 비슷한 사양이다. 포드는 2027년 말 첫 고객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내 조립을 통해 연방 정부의 투자세액공제(ITC) 혜택을 극대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포드의 이번 행보는 AI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전례 없는 전력 수요를 겪고 있는 데이터 센터 시장을 타겟마켓으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미국 산업용 저장 장치 수요의 80% 이상이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배경으로 보인다. 미국은 2026년에만 24GW의 신규 유틸리티 규모 배터리 저장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포드에게는 EV 시장의 부진을 씻어낼 수 있는 거대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미 연간 50GWh 규모의 생산력을 갖춘 테슬라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포드의 첫 인도가 2027년 말로 예정되어 있어 타이밍 면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2030년까지 미국 전력망에 600GWh 이상의 저장 용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은 테슬라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나 크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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