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울트라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의 하이퍼카 발키리가 ‘토탈에너지스 스파 6시간 레이스’에서 4위를 기록하며 FIA 세계내구선수권(WEC) 출전 이후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이번 결과는 다음 달 열리는 시즌 핵심 무대인 제94회 르망 24시를 앞두고 애스턴마틴 THOR 팀에 긍정적인 신호가 됐다.
지난해 카타르에서 WEC 데뷔전을 치른 뒤 열 번째 레이스에 나선 발키리는 해리 팅크넬과 톰 갬블이 탑승한 #007 차량을 앞세워 경기 종료 직전까지 선두권과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두 드라이버는 우승 차량과 불과 5초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종료 2시간 전부터 #007 발키리는 본격적인 전략 경쟁에 돌입했다. 애스턴마틴 THOR 팀의 운영 전략과 팅크넬의 과감한 추월, 적절한 시점에 나온 세이프티카 상황이 맞물리며 발키리는 선두권 경쟁에 합류했다. 세이프티카 개입은 연료 보충과 전략 조율 측면에서도 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팅크넬은 한 랩에서 두 차례 추월을 성공시키며 10위에서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후 경기 종료 직전 두 차례 세이프티카가 등장했고, 갬블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 차량 다섯 대와 접전을 벌였다. 마지막 재개 시점에서는 오 루즈 구간에서 스핀한 알핀 차량을 가까스로 피했으며, 경기 종료 5분 전 토요타를 추월해 4위로 올라섰다. 발키리는 이 순위를 지켜내며 WEC 출전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009 발키리도 톱10 경쟁…막판 스핀으로 리타이어
마르코 소렌센과 알렉스 리베라스가 탑승한 #009 발키리 역시 포인트 획득 가능성을 보였다. 두 드라이버는 경기 내내 톱10 경쟁을 이어갔고, 후반에는 소프트 타이어 전략을 통해 순위 상승을 노렸다.
그러나 리베라스가 케멜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5위 차량을 추월하려다 잔디 구간으로 밀려나며 스핀했고, 결국 #009 발키리는 리타이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전반의 경쟁력이 뚜렷했던 만큼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이번 스파 6시간 레이스 4위는 발키리가 WEC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자 #007 크루가 프로그램 출범 이후 기록한 최고의 레이스 결과다. 팅크넬과 갬블은 2경기 연속 포인트 피니시를 기록했으며, 애스턴마틴은 현재 하이퍼카 제조사 챔피언십 4위에 올라 있다. 드라이버 순위에서는 갬블과 팅크넬이 9위를 기록 중이다.
발키리는 지난해 후지와 바레인에서 포인트를 획득한 데 이어 이번 스파까지 최근 WEC 네 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금요일 열린 예선에서는 두 대의 발키리 모두 결승 예선인 하이퍼폴에 진출하며 애스턴마틴 THOR 팀 역사상 최고 예선 성적을 기록했다. 두 차량은 각각 6번과 7번 그리드에서 결승에 나섰다.
“르망에 긍정적”…드라이버·팀 모두 자신감
해리 팅크넬은 경기 후 “정말 믿기 힘든 레이스였다”며 “첫 스틴트에서는 침착하게 연료를 아끼자고 스스로에게 계속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이맘때와 비교해 차량을 크게 발전시킨 팀 모두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특히 르망과 가장 유사한 1섹터와 3섹터에서 강점을 보였다는 점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톰 갬블은 “솔직히 이런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경기 종료 2시간 전만 해도 11위였고, 차량 페이스에 비해 아쉬운 결과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막판 세이프티카가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고, 마지막 질주에서는 오 루즈에서 앞서가던 알핀이 스핀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며 “토요타를 깔끔하게 추월했고, 선두와 5초 차이로 마친 결과는 르망을 앞두고 팀 전체에 큰 자신감을 주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알렉스 리베라스는 “결과는 아쉽지만 전체적으로는 의미 있는 주말이었다”며 “#007 발키리가 거의 포디움에 가까운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팀의 발전 방향에 대해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르코 소렌센 역시 “우리는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자격이 있었다”며 “발키리가 선두권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준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안 제임스 애스턴마틴 THOR 팀 대표는 “정말 엄청난 레이스였다. 하루 종일 심장이 쉴 새 없이 뛰었다”며 “두 대의 발키리는 경기 내내 톱10 안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다”고 말했다. 그는 “#007 발키리의 4위는 팀이 쏟아온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며 “르 콤브 구간에서 토요타를 바깥 라인으로 추월한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아담 카터 애스턴마틴 내구 모터스포츠 총괄은 “경쟁이 치열한 스파 6시간 레이스에서 4위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애스턴마틴 THOR 팀이 다음 달 르망 24시 준비를 시작하는 데 있어 훌륭한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종료 시점에서 우승 차량과 불과 5초 차이였다는 점은 현재 이 챔피언십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WEC는 오는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제94회 르망 24시로 향한다. 발키리는 로이 살바도리와 캐롤 셸비, 그리고 애스턴마틴 스포츠 프로토타입 레이스카 DBR1이 1959년 기록한 르망 종합 우승의 영광을 잇는 데 도전한다.
박현수 기자/news@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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