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구의 권위자인 스테판 브라첼 교수가 이끄는 독일 자동차 경영 센터(CAM)가 발표한 2026 전기이동성 보고서(Electromobility Report)에서 글로벌 전기차 혁신 순위의 큰 변동이 확인됐다. 중국의 지리 그룹이 지난 1월에 이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폭스바겐과 BMW를 필두로 한 독일 제조사들이 테슬라를 밀어내고 상위권을 탈환하며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이번 조사는 세계 35개 주요 자동차 그룹을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도입된 874개의 양산 혁신 사례를 분석해 지수화했다고 CAM은 밝혔다. 주행거리, 충전 성능, 에너지 소비량, 전기차 생태계 구축 등 다각도의 평가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종합 1위는 로터스, 폴스타, 볼보, 지커 등을 거느린 중국 지리 그룹으로 209점을 기록했다. 지리는 단순한 모델 확장을 넘어 기술적 우수성에서 독보적인 점수를 받았다. 로터스 에메야와 지커 믹스가 선보인 450kW급 초급속 충전 기술은 10분 만에 배터리의 80%를 채우는 벤치마크를 세우며 1위 수성의 주 요인이었다.
2위는 200점을 기록한 폭스바겐 그룹이 차지했다. 폭스바겐은 113kWh 배터리 시스템을 차체 강성 및 저중심 설계에 통합한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을 통해 대량 생산 SUV 세그먼트의 기술 기준을 높였다는 평가다. 3위 BYD는 171점으로 -30℃ 저온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블레이드 배터리 2.0과 1,000kW급 듀얼 건 충전 시스템을 탑재한 한 L 모델로 혁신성을 입증했다.
수년간 1위를 지켰던 테슬라는 이번 조사에서 6위로 처음으로 상위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량 생산을 위한 신규 모델 출시 지연이 혁신 역량 지수 하락의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가별 비교에서는 독일 자동차 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 혁신 점수의 40% 이상을 중국이 점유하고 독일은 20%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국 32.4%와 독일 31.9%의 격차가 단 0.5%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BMW는 전년 10위에서 5위로 순위가 수직 상승하며 독일차의 반격을 주도했다. 노이어 클라쎄의 첫 주자인 iX3가 제공하는 805km의 압도적 주행거리와 AI 기반 자동 충전 플랩 등 사용자 편의 기술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스테판 브라첼 교수는 독일 OEM들이 프리 시리즈 단계에서 보여주는 혁신 역량은 매우 고무적이며, 이제 중국과 대등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보고서는 테슬라가 주도한 전기차 시장이 이제는 전통 제조사들의 제조 내공과 중국의 기술 속도전이 맞붙는 진검승부의 장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테슬라의 6위 추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 이상 브랜드 이름값이나 과거의 혁신만으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는 경고다. 반면, 지리가 초급속 충전으로 성능의 한계를 깨고 BMW가 주행거리 800km 시대를 열며 독일차의 자존심을 세운 점은 매우 흥미롭다. 특히 독일과 중국의 혁신 점수가 0.5% 차이로 좁혀졌다는 사실은,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 싸움이 누가 더 정교하고 파괴적인 양산 혁신을 내놓느냐에 달렸음을 의미한다.
자료 출처 : C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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