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기준이 강화되면서 테슬라와 BYD 등 국내 협력 및 공급 인프라가 부족한 일부 수입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수를 받게 된다. (현대차)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올 하반기부터 일정 점수를 넘지 못한 제작·수입사는 사실상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 전기차 보조금 산정 기준을 당초 제시한 '80점 이상'에서 '60점 이상'으로 완화했지만 단순 차량 성능이 아니라 국내 공급망 기여도와 연구개발 투자, 사후관리 체계, 화재 대응, 사이버보안, 고용 효과 등 사실상 국내 사업 기반 전반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높였다.
점수는 낮아졌지만 기준 점수를 맞추기가 더 까다로워진 셈이다. 이번 기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공급망 기여도 항목 비중이 전체의 40점으로 가장 크다는 점이다. 정부는 국내 전기차 양산라인을 운영하면 10점을 부여하고 CKD·SKD 조립은 5점, 국내 생산설비가 없으면 3점만 부여하도록 했다.
또 국내 부품 조달 비중이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도록 설계했다. 배터리 셀을 국내 기업 제품으로 사용하거나 국내에서 배터리 팩을 조립하는 경우에도 국내 조달 실적으로 인정한다.
이에 따라 국내 생산 또는 국내 배터리·부품 생태계와 연계가 깊은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BMW의 경우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 비중이 높아 공급망 점수 확보에 유리하게 된다.
반면 국내 생산시설이 없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들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테슬라의 경우 전국 서비스망과 OTA·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국내 생산·고용·부품산업 기여도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기준은 단순 판매 규모보다 국내 산업 생태계와의 연결성을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점에서 기존 보조금 체계와 차이가 크다.
중국계 브랜드들도 변수다. 정부는 제조국 전력 배출계수를 기준으로 탄소배출량 점수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제조국 전력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을수록 불리한 구조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BYD, 지커 등은 환경정책 대응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정부는 해외 완성차 업계의 반발을 일부 반영해 해외 본사의 연구개발 투자 실적을 국내 법인의 실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연구개발 역량 평가에서는 일정 부분 점수 확보가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가 단순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넘어 산업정책 성격까지 강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 평가 항목에는 국내 고용과 공동 연구개발, 부품업계 전환 기여, 공급망 안정성 등이 대거 포함됐다.
또 전국 단위 A/S망과 부품 공급 기간, 사고 대응 조직과 보험 가입 여부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되면서 판매 이후 책임까지 요구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새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며 평가를 통과한 업체만 차기 평가 시점까지 전기차 보급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