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세정책학회가 14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32차 조세정책세미나를 통해 전기차를 포함한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대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을 공식 제안했다. 학회는 미국, 일본, 호주 등 주요국이 이미 자국 내 생산량에 비례해 세금을 깎아주는 생산세액공제 제도를 운용하며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제도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어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국내 시장 내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 확대와 완성차 업체의 해외 생산 비중 증가를 지적하며, 국내 생산 기지 유지를 위한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글로벌 전기차 패권 경쟁이 수년 내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2026년 하반기 입법 준비를 거쳐 2027년에는 실제 시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생산량에 비례한 직접 지원, 부품 생태계 보전 효과 기대
학회가 제안한 국내생산촉진세제의 핵심은 생산량에 따라 혜택이 커지는 구조다. 지원 대상은 국내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순수전기차(BEV)와 수소전기차(FCEV)로 설정했다. 납세자가 유리한 방식에 따라 정액(일본형) 또는 정률(미국·호주형)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설계하고, 적자 기업이라도 향후 흑자 전환 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이월공제를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수입차에도 지급되어 국부 유출 논란이 있는 구매보조금과 달리, 생산세액공제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이 이루어져야만 혜택이 발생한다. 이를 통해 국내 생산 거점 유지뿐만 아니라 부품 및 소재 협력업체로 이어지는 전체 공급망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직접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투자세액공제와의 중복 적용을 허용해 기업의 투자 및 생산 의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 공동화 해소와 재정 부담 사이의 균형 과제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제도의 시급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정교한 설계를 주문했다. 홍기용 교수는 일회성인 투자 지원보다 생산 단계의 지원이 산업 공동화 해소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성만 한국세무학회장은 부품사로의 수혜 확산과 가격 인하를 통한 소비자 후생 증진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가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경하 교수는 재정적 측면을 고려해 우선 5년 한시로 제도를 시행한 뒤 성과에 따라 재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제한적 지원 설계를 제안했다. 학회는 이번 제안이 조세특례제한법 신설로 이어져 국내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 주도권을 지키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