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동차제조자협회(CAAM)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4% 증가한 약 90만 1,000대였다. 그 중 신에너지차는 43만 대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4월 중국 내 신차 판매 중 비중은 53.2%를 기록해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주도권을 장악했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신에너지 승용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61%에 달했다.
중국산 NEV의 주요 수출국은 브라질, 벨기에, 영국, 태국, 독일 등 유럽과 남미, 동남아시아 전역에 걸쳐 있다. 전 세계적인 연료 가격 상승과 친환경차 전환 가속화가 맞물리며 합리적인 가격대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의 중고차 플랫폼 Mobile.de에 따르면 3만 유로 이하 전기차에 대한 문의가 3월 이후 87%나 폭증했으며, 영국에서도 중고 전기차 수요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중국산 차량이 타깃으로 삼는 보급형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단순 제품 수출에 그쳤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현지 생산 라인과 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하는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BYD는 헝가리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체리 자동차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해외 운영 센터를 개설했다.
샤오미 오토 역시 유럽을 첫 해외 타깃으로 낙점했으며, 지리와 리프모터는 독일 등 유럽 내 핵심 지역에 엔지니어링 및 혁신 거점을 확장하며 장기적인 글로벌 성장 기반을 닦고 있다. 샤오펑도 올해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제조 능력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과거 일본과 한국 자동차가 품질과 가성비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했다면, 중국은 전기차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게임의 룰 자체를 주도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단순히 차를 파는 것을 넘어 유럽의 심장부인 독일에 R&D 기지를 세우고, 스페인과 헝가리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등 산업 생태계를 통째로 옮기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관세 장벽 등 무역 규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이자, 기술력에서도 유럽 브랜드와 정면 승부할 준비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전 세계 전동화차 보급률이 20%를 넘어선 지금,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들의 지형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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