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현대자동차가 작년에 공개했던 콘셉트3의 디자인을 이어받아 얼마 전 공개된 양산 모델 아이오닉(IONIQ) 3의 디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완전 전기동력 모델 라인업의 아이오닉 시리즈의 이름에서 암시하듯이 새로운 아이오닉 3는 완전 전기동력 차량 모델로 소형 세그먼트의 차량으로 보입니다.
측면의 차체 이미지와 실루엣 라인을 보면 작년에 뮌헨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 3와 거의 비슷한 조형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콘셉트 3는 도어 섀시(door sash)가 없는 프레임 리스 도어였던 걸로 보입니다만, 양산형은 도어 섀시, 즉 창틀이 있습니다. 그리고 측면의 도어 패널에 도어 핸들이 없었지만, 양산형은 도어 핸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콘셉트 카의 뒤 도어 패널은 아트 오브 스틸이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반영한 철판을 샤프하게 접은 듯한 이미지를 보여줬었는데요, 양산형 모델에서도 그런 이미지는 나타나 있습니다. 물론 사진의 양산형 모델이 빨간색 차체이므로, 샤프한 금속성 이미지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양산형에서도 콘셉트 카의 이미지를 반영한 인상입니다.
한편, 양산형 아이오닉 3의 전면에는 정사각형 LED 라이트가 4개 심어져 있습니다. 이것이 현대의 알파벳 H의 모스 부호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모스 부호는 그야말로 아날로그 통신의 초기의 기술이지만 긴 신호(—)와 짧은 신호(•)의 두 가지가 조합되는 2진수의 개념이기에, 0과 1의 디지털 개념과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스 부호를 이용한 4개의 LED는 차체 후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뒤 해치백 테일 게이트에 뒤유리가 있고, 그 아래쪽에 장방형의 보조 유리창이 있고, 그 아래에 빨간색 LED의 4개의 사각형 LED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치백 승용차가 적게 팔리고, 승용차는 거의 세단형 모델이 팔리다 보니, 소형 세그먼트 시장이 그다지 크지 않고, 대부분 준중형과 중형 승용차가 승용차 시장의 중심입니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B-세그먼트 해치백 시장이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실용적인 해치백 모델은 중요합니다.
한편 양산형 아이오닉3가 콘셉트 3와 다른 점으로 눈에 띄는 부분은 콘셉트 카가 후드와 양쪽 펜더가 하나로 만들어진 클램 쉘 형태였던 것에서 상부의 후드와 양쪽의 펜더로 각각 나뉜 구조로 설계된 것입니다.
이렇게 바꾼 이유는 아무래도 실제 사용에서의 정비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가령 클램쉘 후드는 왼쪽이나 오른쪽의 휠 아치 부분이 약간만 파손돼도 후드 전체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지만, 분리형 펜더는 그럴 필요 없이 필요한 쪽만 수리하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네시스 G90이나 아이오닉 5는 클램쉘 후드이지만, 더 상급의 차들이므로 수리비가 더 들어가는 것을 감수하는 콘셉트일 것입니다.
클렘쉘 후드의 콘셉트 카에서 일반적인 평판형 후드와 양쪽의 펜더로 바뀌면서 A-필러와 펜더가 만나는 부분의 세부 형태도 콘셉트 카와 양산형 차량이 차이를 보입니다.
그래서 리어 뷰 미러의 설치 방법이 도어 패널에 검은색의 미러 베이스를 붙이는 형식으로 바뀌었는데요, 사실 이 디자인은 틈이 벌어진 것처럼 보이는 콘셉트 카보다 양산형 차량의 디자인 처리가 더 좋아 보입니다.
한편 실내로 오면 그야말로 디지털 기술의 집합체 같은 인상입니다. 현대자동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플레오스 라는 이름의 운영체제가 탑재된 커다란 사각형 센터 디스플레이 패널과 운전석 앞쪽에 자리잡은 장방형의 작은 디스플레이 패널은 둥근 사각형의 스티어링 휠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마치 게임기의 운전석 같은 인상을 줍니다. 디지털 세대의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아 떨어지는 디자인 같기도 합니다.
1열 좌석의 공간과 2열 좌석의 공간도 소형 세그먼트 승용차라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넓게 확보된 공간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소형 승용차임에도 염가의 차량이라는 인상보다는 잘 만들어진 고품질의 차량이라는 인상이 다가옵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양 끝에 있는 송풍구는 수직형의 둥근 직사각형의 형태로 이것 역시 디지털 감각입니다. 그리고 양 끝면에는 아트 오브 스틸이라는 디자인 키워드를 도안한 심벌이 새겨져 있습니다. 감각적으로 어필하는 디테일입니다.
요즈음의 국산 차량의 디자인을 보면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독자적인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걸 조금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이제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이 창의성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 서구의 차량을 뒤쫓던 위치에서 이제 그 ‘임계점’을 넘어서서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술적인 영역이든 디자인 감각의 영역이든 말입니다.
1990년대, 사실 2000년대 초에서 중반까지도 서구에서는 한국의 차는 일본 차를 따라가는 정도 수준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의 차는 그야말로 한국의 차, 요즘 K-pop이나 K-food, K-beauty와 같이 이제는 그야말로 ‘K-car’를 보여주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기동력의 해치백 아이오닉 3는 바로 그런 K-car의 가장 최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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