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시와 함께 도심 내 전기 이륜차 보급을 가속화하고 공공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전방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민관 합동 프로젝트는 올해 3분기(7~9월)부터 하노이 시내 중심가 및 주요 거점에 약 50개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설치하고, 500대 규모의 전기 오토바이 및 스쿠터를 투입해 본격적인 실증 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의 고성능 원통형 2170 배터리 셀을 독점 공급하며, 단순 셀 공급을 넘어 배터리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스왑 스테이션 운영 솔루션 지원, 배터리 생애주기 관리(BaaS) 등 고도화된 백 엔드 인프라 전체를 총괄한다. 현지 오토바이 시장 점유율 86%를 자랑하는 혼다는 자체 개발한 탈착식 배터리 플랫폼인 모바일 파워팩 e:(MPPe) 하드웨어와 전용 전기 이륜차, 그리고 교환기 조달을 책임진다. 승인권자인 하노이시 당국은 부지 확보 및 인허가 절차 간소화, 규제 완화 등 전폭적인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혼다 MPPe 플랫폼은 라이더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수십 분간 대기하는 대신, 방전된 팩을 단 몇 초 만에 완충된 새 팩으로 맞교환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이미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실증을 거치며 이륜차 교환형 배터리의 글로벌 표준 선점을 노려왔다. 이번 협력은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전동화의 최대 격전지인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두 거인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결과다.
현재 베트남의 전체 이륜차 등록 대수는 약 8,000만 대에 달하지만, 전기 오토바이 비중은 4%인 320만 대 수준에 불과하다. 인구 850만 명에 등록 오토바이만 600만 대가 넘는 하노이는 만성적인 도심 초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올해 7월부터 구역별·시간별 내연기관 오토바이 운행 제한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도심 진입을 전면 통제하는 강력한 친환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가장 이상적인 시험대로 꼽힌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하노이 BSS 동맹은 동남아시아 시장의 독특한 이륜차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으로 읽힌다. 하노이시가 7월부터 도심 내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기 위한 법안을 집행하는 타이밍에 맞춰 공급망을 구축한 것은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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