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두가 지난 3월 발생한 사상 초유의 무더기 도심 마비 사태와 시스템 장애로 인해 중국 당국의 강력한 규제와 인프라 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바이두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인터넷 광고 기반 온라인 마케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26억 위안(약 17억 4,000만 달러)에 그쳤다. 광고 수익이 본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 이하(48%)로 떨어진 것이다.
바이두는 이에 대응해 인공지능용 클라우드 서비스와 차세대 모빌리티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특히 로보택시 사업인 아폴로 고의 성장에 집중해 왔다. 해당 분기 아폴로 고의 무인택시 승차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배 증가한 320만 건을 기록했다. 4월 기준 누적 승차 건수는 2,200만 건을 돌파해 작년 말 2,000만 건을 기록한 미국의 선두 주자 웨이모를 앞질렀다. 올해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첫 해외 서비스를 시작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보도한대로 지난 3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중심가에서 아폴로 고 차량 100여 대가 시스템 장애로 인해 간선 도로 한복판에 일제히 멈춰 서는 대규모 마비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심각한 도심 교통 정체와 추돌 위험이 유발됐다. 차량 내부의 SOS 비상 버튼과 원격 콜센터 연결마저 먹통이 되면서 승객들이 도로 위 차 내에 최장 2시간 동안 갇히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현지 경찰 당국은 통신 및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시스템이 이상을 감지하고 안전 규정에 따라 정차했으나, 도심 한복판이라는 장소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아 오히려 위험을 키웠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4월 중순 로보택시 실증 시험을 전개 중인 전국 주요 도시의 담당자들을 긴급 소집해 온라인 비상 회의를 개최했다. 당국은 아폴로 고 뿐만 아니라 시장에 참여한 모든 자율주행 업체를 대상으로 사고 발생 시 긴급 대응 체계에 미비점이 없는지 전수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현지 지자체별로 무인택시 시험 운행 구역의 신규 인가를 무기한 동결하거나, 특정 위험 구간의 운행 허가를 전격 취소하는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바이두 아폴로 고가 우한에서 겪은 이번 무더기 셧다운 사태는 자율주행 기술이 대중화 단계로 진입할 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바이두의 로빈 리 CEO는 아폴로 고가 일부 도시에서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며 누적 2,200만 건이라는 승차 데이터를 자랑해 왔지만, 정작 시스템 공학의 핵심인 결함 허용 능력과 리스크 매니지먼트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레벨 4 무인 모빌리티의 무서운 점은 차량 한 대의 센서 오류가 아니라, 중앙 관제 및 통신 네트워크가 찰나의 순간 마비되었을 때 도심 전체를 마비시키는 대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차량이 이상을 감지하고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서는 설계는 얼핏 안전 우선처럼 보인다. 그러나 고속으로 달리는 간선 도로 위에서는 그 자체로 거대한 시한폭탄이자 흉기가 된다. 더구나 승객을 지켜야 할 SOS 버튼과 콜센터 백업 라인까지 동시에 먹통이 되었다는 것은, 바이두가 양적 스케일을 키우는 속도전형 인프라 구축에만 혈안이 되어 정작 보이지 않는 안전핀 설계에는 소홀했음을 보여 준다.
이번 사태로 중국 정부가 신규 라이선스 발급을 동결하는 등 운행 구역 확대 전반에 브레이크가 걸린 점은 샤오펑과 포니에이아이 등 경쟁 진영에도 대형 악재다. 중국 특유의 선 허용, 후 규제라는 전폭적인 정책 지원 아래서 성장해 온 중국 로보택시 생태계가 처음으로 거대한 규제의 벽에 부딪힌 셈이다.
이 사태에 대해 투명한 정보 공개와 안전 신뢰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중동을 시작으로 계획 중이던 해외 영토 확장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로보택시는 공공 인프라라는 점에서 정부 당국의 규제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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