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의 AI 야심을 어디까지 옥죌 수 있을까. 로이터는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가 자사 대표 AI 모델 ‘기가챗(GigaChat)’을 돌리기 위해 중국산 반도체를 쓰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게르만 그레프 스베르방크 CEO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기간에 러시아 국영방송에서 밝힌 내용으로, 제재로 첨단 하드웨어 공급이 막힌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다.
기가챗은 러시아가 챗GPT에 맞서 키워 온 자국산 대규모언어모델(LLM)이다. 그러나 2022년 이후 미국과 유럽이 첨단 반도체 수출을 차단하면서, 엔비디아 같은 최상위 AI 가속기를 정식 경로로 들여오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모델을 키우려면 칩이 필요한데, 그 칩을 구할 길이 막힌 셈이다.
스베르방크가 눈을 돌린 곳은 중국이다. 그레프 CEO는 구체적인 칩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950 계열이 꼽힌다. 다만 이 칩은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내 거대 기업들도 사들이려 치열하게 경쟁하는 물량이다. 제재 대상인 러시아 입장에서는 줄을 서더라도 한참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장면은 AI 인프라가 더 이상 순수한 기술 문제가 아님을 보여 준다. 어떤 칩으로 모델을 돌리느냐가 곧 어느 진영에 서느냐의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수출 통제로 그은 선이, 역설적으로 중국 반도체의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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