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중형 승용차 A6의 9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 공개됐습니다. 차체 크기는 전장ⅹ전폭ⅹ전고가 4,999ⅹ1,875ⅹ1,470(mm)이고 휠베이스는 2,930mm 정도로, 거의 E-세그먼트에 필적하는 크기입니다. 게다가 차체의 공기저항계수 Cd는 0.23로, 아마도 양산차량 중에서는 매우 낮은 수준일 것입니다.
이렇듯 낮은 공기저항계수는 아우디의 기술 혁신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그래서 A6세단은 그러한 아우디의 혁신성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살펴보는 A6는 9세대 모델이지만, 아우디 A6의 역사는 196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물론 첫 모델의 이름은 ‘AUDI 100’ 이었고, A6라는 이름은 1994년도에 나온 페이스 리프트 된 4세대 모델부터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9세대 아우디 A6는 준대형급 차체에 A-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마치 물방울 같은 캐빈 형상으로 아우디의 역동성을 추상적으로 보여주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긴 후드와 짧은 트렁크로 인해 그야말로 문 넷 달린 스포츠카 같은 차체 측면 뷰를 보여줍니다.
A6의 이러한 역동적 차체 디자인은 1997년에 등장한 5세대 모델부터 매우 명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5세대 A6 이전까지의 아우디 세단의 차체 디자인은 중도적인 조형으로 개성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으나, 5세대의 전위적 디자인은 아우디의 디자인 혁신을 양산형에서부터 보여주기 시작한 모델이었습니다.
물론 그 전부터 아우디는 TT콘셉트카를 내놓으면서 전위적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5세대 A6부터 그것이 확연하기 나타났습니다. 그 당시에 아우디의 총괄 디자인 책임자였던 발터 드 실바는 아우디의 디자인 혁신을 이끈 인물 중 하나였으며,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피터 슈라이어 역시 양산형 TT등을 담당한 디자인 혁신의 일원이기도 했습니다.
혁신의 시초였던 1997년도의 5세대 A6 디자인의 초안은 이탈리아의 디자인 스튜디오 피닌파리나에서 제안한 것을 아우디의 인하우스 스튜디오에서 다듬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의 초안에는 아우디 브랜드의 상징과 같은 모노 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의 초기 형태도 포함돼 있었지만, 사각형은 아니었고, 마치 부가타의 말굽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닮은 디자인이기는 했습니다.
이제 9세대가 된 아우디 A6는 거의 6각형에 가까운 형태의 거대한 모노 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강렬한 인상의 LED 헤드램프, 그리고 헤드 램프 아래쪽에 자리잡은 텔타(Δ) 형태로 보이는 금속 질감의 에어 인테인크 디자인으로 5세대 모델이 보여주던 절제미와는 다른 강력한 감성으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9세대 A6 세단은 이미 국내에 출시된 A5 모델의 형제차와 같은 개념입니다. 그래서 A5가 쿠페 감성의 해치백 차체인 데에 비해 A6는 정통 3박스 구조 세단의 차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차체에서 독립된 트렁크 공간과 아울러 정숙하고 안락한 뒷좌석 공간을 확보했음을 의미합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중심으로 한 운전석의 실내 공간은 A5와 같은 구성을 보여줍니다. 11.9인치 운전석 클러스터와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가로로 긴 디스플레이 패널을 비롯해 조수석에도 배치된 10.9인치 운전자만이 아니라 동승석 승객에게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패널을 풍부하게 쓰는 건 근래의 아우디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다시 몇 년의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차량 개발은 4~5년의 시간이 걸리기에 오늘 우리가 만나보는 차들의 모습은 5년 전에 계획된 개발의 결과입니다. 최근의 아우디가 내놓은 최신 콘셉트의 디자인과 기술은 미니멀 한 경향을 강하게 추구하고 있으므로, 몇 년 뒤에는 이러한 디자인과 기술의 양산형 모델이 나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스티어링 휠은 A5가 D-컷 형태의 스포티함을 보여줬던 것과는 다르게 A6는 일상적 운전 감각의 원형 스티어링 휠이 적용돼 있습니다. 아마도 정통 세단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입니다.
9세대 A6세단의 뒷좌석 공간은 패밀리 세단, 혹은 비즈니스 세단으로 서구에서 요구되는 기본적 크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내 공간, 특히 뒷좌석에서는 가족문화가 중시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소형부터 준대형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 특징은 우리나라의 차들이 세그먼트 별로 뒷좌석 거주성에서 유리한 차량의 개발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9세대 모델로 등장한 A6는 아우디 브랜드가 추구하는 역동성을 보여주는 차체 디자인을 바탕으로 4도어 3박스 구조의 앞 바퀴 굴림 세단이라는 정의에 충실한 실용적 준대형 승용차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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