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아니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벤처캐피털(VC)의 쏠림 현상이 비-AI 창업가들에게 새로운 생존 전략을 강요하고 있다. 테크크런치가 5월 25일 소개한 사례에 따르면, e스포츠 베팅 스타트업 루크라 스포츠(Lucra Sports)의 창업자 딜런 로빈스는 유명 공개시장 투자자 캐시 우드의 ARK 인베스트 벤처펀드를 리드 투자자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로빈스는 2025년 4분기 펀딩 당시 VC 미팅 세 건 중 한 건꼴로 “우리는 AI에만 투자한다”며 피칭조차 듣지 않고 미팅을 끊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화법을 바꿔, 미팅 첫머리부터 AI를 꺼내 들었다. “AI가 제대로 작동하면 사람들은 더 많은 여가를 갖게 되고 게임을 더 즐길 것이며, 설령 AI가 기대만큼 안 되더라도 비-AI 베팅은 현명한 분산투자로 보인다”는 논리였다.
이 일화는 현재 벤처 시장의 극단적 AI 편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크런치베이스 집계에 따르면 4월 한 달 AI 스타트업 펀딩은 370억 달러에 달해 글로벌 벤처 투자의 66%를 차지했다. 딜룸 데이터 기준 2025년 이후 창업한 AI 스타트업에만 188억 달러가 몰렸다. 투자금은 프런티어 연구팀, 에이전트 인프라, 방위 소프트웨어, 규제 산업용 수직 도구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쏠림이 자본 배분의 비효율과 ‘AI 워싱(AI washing)’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같은 압력이 작용한다. AI를 핵심에 두지 않은 창업가라면, 자신의 사업이 AI 시대에 어떤 식으로든 수혜를 보거나 최소한 보완책(hedge) 역할을 한다는 서사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테크크런치(TechCrunch)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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