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최근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제재 또는 제한 조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산업 공급망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외 조항(carve-out)' 마련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산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에 나섰지만 정작 자동차 산업만큼은 예외를 검토하는 상황에 놓였다.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당장 중국산 반도체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EU는 최근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제재 또는 제한 조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산업 공급망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외 조항(carve-out)' 마련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EU의 판단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원칙 속에서도 완성차 업계 현실이 그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동차 산업은 이미 반도체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구조가 됐다. 과거 차량 제어용 소수의 반도체에 의존하던 수준을 넘어 전기차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디지털 콕핏,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확산 등으로 차량 한 대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와 중요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추세다.
이번 EU의 움직임은 공급망 재편의 방향성과 현실 간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오토헤럴드 DB)
이런 과정에서 글로벌 반도체 생산은 현재 대만, 한국, 중국 등 아시아에 상당 부분 집중돼 있고 자동차용 범용 칩 역시 중국 공급망 영향력이 작지 않다. 단순히 특정 공급처를 차단한다고 해서 단기간 내 대체가 가능한 구조가 아니라는 것.
이런 배경에서 EU 역시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모습이다. 지정학적으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지만 공급망 현실상 자동차 산업 충격까지 감수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 역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적 제약은 분명하다. 공급처를 늘리려면 품질 검증과 설계 변경, 비용 상승까지 감수해야 하며,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 시장에서는 이런 부담은 더욱 크게 작용한다.
이번 EU의 움직임은 공급망 재편의 방향성과 현실 간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전략적 목표는 분명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이미 구축한 공급망 구조는 그렇게 빠르게 바뀌거나 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자동차 산업의 미래 경쟁은 이제 어떤 반도체를, 어디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의 또 다른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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