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FSD가 중국에서 '사기' 논란에 휩싸이며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중국에서 판매해 온 자율주행 패키지 FSD(Full Self-Driving)를 둘러싸고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베이징 법원이 최근 관련 사건의 첫 심리를 진행하면서 단순 소비자 분쟁을 넘어 테슬라의 자율주행 사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적 공방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소송을 제기한 차주는 모두 10명이다. 이들은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면서 FSD 패키지 비용으로 각각 약 5만 6000위안(약 1240만 원)을 지불했다. 원고 측이 청구한 손해배상 규모는 총 395만 위안(약 8억 8000만 원)이다.
원고들은 당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테슬라 판매 직원들이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가까운 시일 내 구현될 것"이라며 향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구매를 유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중국에 도입된 최신 FSD 기능이 HW4.0 하드웨어 탑재 차량 중심으로 제공되면서 자신들이 보유한 HW3.0 차량은 사실상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차주들은 또 테슬라가 판매 당시 하드웨어 성능 한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광고와 실제 기능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에서 FSD가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공식 승인받지 못한 상태에서 차량을 구매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테슬라는 법정에서 일부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일부 기능은 제한적으로 제공되거나 개발이 진행 중인 단계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소비자들을 속일 의도는 없었으며 사기 혐의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이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 소비자권익보호법 때문이다. 법원이 소비자 기만 행위로 판단할 경우 단순 환불을 넘어 구매 금액의 최대 3배에 해당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 원고들은 차량 구매 당시 지급한 FSD 비용 전액 환불과 함께 징벌적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FSD 명칭을 '테슬라 보조 주행(Tesla Assisted Driving)'으로 변경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문제 삼고 있는 '완전 자율주행' 표현과 거리를 두기 위한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기존 명칭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테슬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와 현지 업계는 중국 내 HW3.0 컴퓨터를 탑재한 테슬라 차량이 100만 대를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만약 이번 재판에서 원고 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는 추가 소송 참여를 검토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법원은 아직 최종 판결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단순한 소비자 분쟁을 넘어 자율주행 기술의 명칭과 광고, 그리고 제조사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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