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FIFA 월드컵 2026™ 캠페인 '스쿨 오브 풋볼(School of Football)'의 메이킹 필름을 공개하고, 아틀라스가 어떻게 고난도 축구 기술을 학습했는지 그 과정을 소개했다(현대차)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사람에게는 평범해 보이는 축구 기술이 휴머노이드 로봇에게는 가장 어려운 과제 가운데 하나다. 공을 차기 위해서는 균형을 유지해야 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힘을 전달해야 하며, 움직이는 환경에 맞춰 전신을 동시에 제어해야 한다. 최근 공개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수준 높은 축구 기술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FIFA 월드컵 2026™ 캠페인 '스쿨 오브 풋볼(School of Football)'의 메이킹 필름을 공개하고, 아틀라스가 어떻게 고난도 축구 기술을 학습했는지 그 과정을 소개했다.
앞서 선보인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패스와 슈팅은 물론 다리를 교차해 공을 차는 라보나 킥(Rabona Kick)의 변형 기술인 '고스트 라보나 킥(Ghost Rabona Kick)'까지 구현하며 전 세계 축구 팬과 로보틱스 업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연구진은 모션캡처 시스템을 활용해 선수들의 동작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아틀라스의 신체 구조에 맞게 변환하는 리타게팅(Retargeting) 과정을 수행했다고 밝혔다(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연구진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 균형(Balance), 타이밍(Timing), 협응(Coordination), 적응(Adaptation) 능력 학습에 집중했다. 그리고 아틀라스 학습은 실제 축구 선수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연구진은 모션캡처 시스템을 활용해 선수들의 동작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아틀라스의 신체 구조에 맞게 변환하는 리타게팅(Retargeting) 과정을 수행했다. 사람과 로봇은 외형은 비슷해 보여도 관절 구조와 움직임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이 과정은 휴머노이드 학습의 핵심 단계로 꼽힌다.
이후에는 AI 기반 강화학습이 진행되고 아틀라스는 단순히 사람의 동작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절 구조와 모터 특성에 맞춰 최적의 균형 유지 방법과 힘 전달 방식을 스스로 학습했다. 특정 동작을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관성 제어와 체중 이동, 충격 흡수 방법을 반복 시행착오를 통해 익히는 방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 학습 속도를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 GPU 환경에서 수천 개의 시뮬레이션이 동시에 실행됐다고 밝혔다(현대차)
특히 학습 속도를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 GPU 환경에서 수천 개의 시뮬레이션이 동시에 실행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단 24시간 동안 사람 기준 약 1년에 해당하는 시행착오를 경험할 수 있다. 실제 환경에서는 수년이 걸릴 수 있는 학습 과정을 하루 만에 수행하는 셈이다.
이렇게 학습된 결과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동작은 첫 번째 실험 단계부터 안정적으로 구현되며, 이후 발생한 오차는 다시 학습 데이터로 활용돼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의 움직임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동작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상에서 공개된 고스트 라보나 킥은 휴머노이드 기술의 현재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일반적인 라보나 킥에 상대를 속이는 페인트 동작까지 추가된 이 기술은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도약, 착지, 강한 킥 동작이 연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는 단순히 다리를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 전신의 균형과 힘 전달을 하나의 시스템처럼 제어해야 가능한 동작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전신 제어(Whole-body Control)'다. 아틀라스는 공을 차는 순간에도 팔과 다리, 몸통의 움직임을 통합적으로 계산하며 균형을 유지한다. 사람에게는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행동이지만 로봇에게는 수많은 연산과 제어가 필요한 고난도 기술이다.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러한 연구가 단순히 축구 기술 구현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현대차)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러한 연구가 단순히 축구 기술 구현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축구를 통해 습득한 균형 유지와 힘 제어, 물체 조작 능력은 향후 물류와 제조 현장에서 물건을 운반하고 조립하는 작업으로 직접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틀라스는 최근 약 23kg 무게의 냉장고를 들어 정확한 위치에 배치하는 시연을 통해 뛰어난 전신 제어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축구 프로젝트는 물체 조작 능력에 더해 고난도 동적 움직임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국 아틀라스가 축구를 배우는 이유는 스포츠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 과제를 통해 아틀라스의 움직임 능력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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