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서 친환경 차의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실제 도로 주행에서 공식 인증 수치보다 평균 5배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청정교통협의회(ICCT)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내 PHEV의 공식 인증 배출량과 실제 도로 주행 배출량 간의 격차는 지난 2021년 265%에서 2023년 평균 400%로 모든 제조사에 걸쳐 급격히 확대됐다. 특히 유럽 최대 PHEV 공급사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그 격차가 2021년 329%에서 2023년 614%로 두 배 가까이 벌어지며 가장 심각한 불일치를 나타냈다. 유럽에서 PHEV는 2025년 전체 신규 승용차 등록의 9%, 독일에서는 약 11%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ICCT 연구진은 PHEV의 탄소 배출 균형을 무너뜨리는 세 가지 핵심 요인으로 운전자들의 낮은 배터리 충전 빈도 및 이론적 가정보다 현저히 적은 전기 모드 주행 비율, 순수 전기 주행 모드 중에도 빈번히 개입하는 내연기관의 구동 방식, 배터리와 엔진을 모두 탑재해 무거워진 공차중량으로 인한 연료 소비량 증가를 지적했다.
그 결과 자동차 제조사들은 수년간 PHEV의 배출 가스 수치를 지나치게 낮게 보고해 왔다. 공인 규격과 실제 주행 간의 불일치로 인해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유럽에 등록된 신차에서만 약 100메가톤(1억 톤)의 CO₂가 당국의 감축 목표치 계산에서 누락된 채 추가 배출된 것으로 산출됐다. 이는 약 420억 리터의 휘발유 및 디젤 연료가 추가로 소비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다양한 하이브리드 변형 모델을 포함한 총 800만 대의 차량 운행 데이터를 분석해 신뢰도를 높였다. 일반 가솔린 및 디젤 차량의 공인-실제 배출 격차가 약 2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PHEV의 오차는 비정상적으로 큰 수치다.
실제로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유럽 신차의 공식 서류상 CO₂ 배출량은 28% 감소한 것으로 기록됐으나, 실제 도로에서의 배출량 감소는 15%에 그쳤다. 이마저도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 효과 덕분이며, 순수 내연기관 차량의 실제 탄소 배출량 감소는 동기간 단 1%에 불과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역시 이러한 간극을 인지하고 2025년부터 PHEV의 탄소 배출량을 보다 현실적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효용 계수 계산 공식을 조정했으며, 오는 2027년 추가 보정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유럽의회에서 논의 중인 승용차 및 경상용차 CO₂ 감축 목표 예비 초안에는 향후 규제 수정을 중단하자는 제안이 포함되어 있어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