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아자동차가 공개했던 비전 메타 투리스모(Vision Meta Turismo) 콘셉트의 디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아자동차의 완전 전기동력 모델 라인업의 미래형으로 보이는 비전 메타 투리스모 콘셉트는 그 이름에서 암시하듯이 새로운 장거리 주행 승용차(Turismo)의 특성을 가진 차량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양산형 차량 중에서는 기아 스팅어가 가장 비슷한 성격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새 콘셉트 카 비전 메타 투리스모는 스팅어의 미래형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측면의 차체 이미지와 실루엣 라인을 보면 유연한 곡선에 의한 거의 모노 볼륨에 가까운 형태로 돼 있어서 객실의 비중이 큰 차체입니다.
여기에 A-필러와 C-필러에 모두 3각형 유리창을 가지고 있어서 객실의 크기를 더욱 강조해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차체 조형은 곡률이 큰 곡면과 곡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강조한 형식이며, 전반적으로는 기하학적 인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서리는 날카로운 곳도 있고, 보다 부드럽게 처리한 곳도 있어서 다양한 감성을 보여줍니다.
인상적인 것은 앞에서 보이는 LED 램프에 의해 강한 성격을 강조하는 인상이 보입니다. 마치 만화 캐릭터의 얼굴 표정이 떠오르는 듯한 인상으로, 감성을 가진 인공지능 생명체의 표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 생명체를 영어로 하면 Cybernetic Organism, 줄여서 사이보그(Cyborg)라는 용어도 있긴 합니다만, 요즘의 용어로 한다면 피지컬 AI (Physical AI), 즉 로봇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한편, 차량으로서 비전 메타 투리스모 콘셉트는 공식 자료에 의하면 세 가지 개념을 가장 중심 콘셉트로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중 첫번째는 성능 중심의 주행, 두번째는 디지털 인터랙션을 통한 몰입형 주행 경험, 그리고 세번째는 넓은 라운지 공간 등입니다.
전기동력을 쓰는 차량의 주행 성능, 특히 동력 성능과 관련해서는 엔진 동력의 차량들이 100년 가까이 발전시켜온 출력과 연비, 진동 등의 문제를 그야말로 일시에 해결한 것이 전기동력이긴 합니다. 게다가 전기 모터는 소음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소리가 없이 조용하기만 한 것이 능사는 아니긴 합니다. 차량의 성능이라는 것이 단순히 마력과 토크라는 숫자만이 아니라, 차를 몰거나 타는 사람이 얼마나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가의 문제이므로, 출력은 높은데 마냥 조용한 것이 감성적으로 고성능으로 느껴지는 것인가는 조금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차량의 성능을 출력이라는 요소만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의 경로를 통해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하는 건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전기 동력 차량이 스포츠카의 감성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쉽지 않은 과제일지 모릅니다.
그런 이유에서 비전 메타 투리스모 콘셉트는 시각적 디자인으로 어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인터랙션을 통한 몰입형 주행 경험이라는 개념을 강조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실현하는 첫번째 도구가 마치 게임기처럼 생긴 스티어링 휠 같습니다. 이 스티어링 휠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설정은 스피드스터, 드리머, 게이머 등의 세 가지 디지털 모드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 세가지 설정이 어떻게 구현되는 것인지에 대해 아직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추측해보면 스피드스터(speedster)는 문자 그대로 고성능 ‘오픈카’의 경험과 관련돼 있을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드리머(dreamer)는 아마도 가상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과 관련 있을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게이머(gamer)는 게임을 구현하는 이미지 기술일 걸로 추측해 봅니다.
이들 세 가지의 디지털 경험은 차량의 성능을 오감을 통해 보다 다양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일 걸로 보입니다.
넓은 유리창의 지붕과 운전석 좌석에 붙어 있는 오른손으로 조작 가능한 조이 스틱이 바로 그런 경험을 위한 인터페이스 구성으로 보입니다.
비전 메타 투리스모의 또 다른 콘셉트는 넓은 라운지 공간으로, 이건 사실 미래의 모빌리티가 공통적으로 추구하게 될 방향이기도 합니다.
실내 공간은 자동차를 이용한다는 관점에서 당연히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동력 성능을 추구했던 기존 자동차의 관점에서 본다면 넓은 실내 공간은 사실 대립되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미래의 전기동력 모빌리티에서 성능과 공간을 양립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건 물론이고, 나아가 미래에 만나게 될 자율주행 모빌리티에서 쾌적한 공간의 비중은 사실상 모빌리티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차량의 이름 비전 메타 투리스모(Vision Meta Turismo)에서 메타(meta)의 의미는 ‘~의 너머에’, 또는 ‘~을 넘어서는’ 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넘어선다는 것은 현재의 차량의 한계를 넘는 것일 수도 있고, 또는 현재의 차량이 제공하는 경험을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을 의미하든 간에 앞으로 나타나게 될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된 미래의 모빌리티가 제공해주는 경험은 그동안 자동차가 우리에게 제공해주던 물리적 경험과는 또 다른 차원이 될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기아의 콘셉트 카 비전 메타 투리스모는 그러한 새로운 경험의 한 단면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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