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 120만 대에 달했던 판매량은 2025년 30만 대 미만으로 급감했다. 급격한 판매 저하는 내연기관 중심의 라인업 구성과 느린 전동화 전환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 모델이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포드의 순수 전기차는 머스탱 마하-E가 유일해 고전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드는 최근 브롱코 뉴 에너지를 출시하며 반격에 나섰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오프로드 SUV 수요를 겨냥해 브랜드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된 브롱코 뉴 에너지는 중국 시장 맞춤형으로 개발됐으나 미국 시장 라인업 확장을 위해서도 매력적인 상품성을 갖췄다.
JMC 협업으로 탄생한 유니바디 기반의 SUV
브롱코 뉴 에너지는 중국 현지 소비자를 위해 생산되는 중형 SUV다. 미국 시장에 판매 중인 프레임 바디 구조의 브롱코와 달리 기아 EV9이나 쉐보레 블레이저 EV와 유사한 유니바디 구조를 채택했다. 기존 브롱코나 브롱코 스포츠와 공유하는 부품은 없다. 포드의 중국 합작 파트너사인 장링자동차(JMC)와 공동 개발해 현지 플랫폼과 엔진을 활용한다.
파워트레인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와 순수 전기차(EV)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된다. EREV 모델은 43.7kWh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발전용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415마력이며 배터리만으로 137마일(약 220km), 가솔린 발전기를 포함하면 총 748마일(약 1,203km) 주행이 가능하다. EV 모델은 엔진 없이 105kWh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445마력을 발휘하며 주행거리는 404마일(약 650km)이다. 해당 수치는 중국 CLTC 기준이다.
실용성과 기술력을 겸비한 실내외 구성
디자인은 기존 브롱코나 브롱코 스포츠보다 미래지향적이고 매끄러운 인상을 준다. 과하게 넓고 투박한 느낌을 덜어내면서도 오프로더의 정체성을 유지해 패밀리카로 활용하기 적당한 크기다. 경쟁 중국 브랜드들의 각진 크로스오버 모델들이 과도하게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해 아웃도어 활용성에 의문을 남기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실내는 하이테크 감성을 살리면서도 내구성이 높은 플라스틱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캠핑이나 거친 환경에 어울리도록 설계했다. 디스플레이 반응 속도는 기존 미국형 포드 모델보다 한층 빠르고 직관적이다. 오픈톱 구조는 제외됐으나 캠핑카처럼 위로 들어 올릴 수 있는 글라스 루프를 적용했다. 완전히 평평하게 접히는 1열 시트와 전용 에어 매트리스를 활용하면 차박과 오버랜딩에 최적화된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
뛰어난 상품성에도 미국 출시 어려운 이유
브롱코 뉴 에너지는 미국산 포드 모델과 부품 공급망이 전혀 연계되지 않았고 모든 생산 기반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어 높은 관세 장벽을 넘기 어렵다. 각 국 기준의 충돌 테스트나 배출가스 인증 통과 여부도 불확실하다. 중국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규제 역시 걸림돌이다. 현지 기준 약 32,000달러로 책정된 시작 가격을 유지하며 규제를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포드는 북미 시장을 위한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과 픽업트럭을 준비 중이지만 구체적인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가성비와 효율성을 갖춘 중국발 전동화 모델의 등장은 포드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에 많은 과제를 던진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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