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그룹이 글로벌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약 10% 줄여 연간 900만 대 수준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과 심화되는 무역 갈등 속에서 외형적 수량 확보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그룹 회장의 강력한 쇄신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폭스바겐은 아우디와 포르쉐 등 자회사를 포함해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898만 대의 신차를 인도했다. 과거 2019년 연간 1,200만 대 규모에 달했던 생산 능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중국과 유럽에서 각각 100만 대씩 감축되어 현재 약 1,000만 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여전히 100만 대가량의 잉여 공급 능력이 고정비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관세 정책 여파로 북미 지역 판매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토종 브랜드들과의 경쟁 격화로 추가적인 판매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올리버 블루메 회장은 독일 경제지 매니저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가동률 방식을 답습하는 물량 계획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며, 성장 정체 국면에서는 공급 과잉을 과감히 걷어내고 손익분기점을 낮추는 것만이 리스크 가득한 시장에서 생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감축안에 따라 인건비가 높고 공장 가동 효율이 떨어지는 독일 북부 엠덴 공장과 동부 츠비카우 공장 등이 주요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유휴 생산 능력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완성차 제조사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개발된 저비용 아키텍처를 도입하거나 가동률이 떨어진 유럽 공장 부지를 중국 파트너사에 매각 및 위탁 생산 기지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중국의 샤오펑이 유럽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폭스바겐과 공장 인수를 포함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샤오펑측은 파이낸셜 타임즈 주최 콘퍼런스에서 유럽 시장 수출 물량이 급증함에 따라 오스트리아 마그나 슈타이어를 통한 위탁 생산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지분 관계이자 기술 협력 파트너인 폭스바겐과 유럽 내 적합한 생산 입지를 찾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차량 생산 중단이 확정된 독일 북서부 오스나브뤼크 공장의 경우, 완성차 제조 대신 이스라엘 방산 기업 등과 손잡고 군사 및 방위 장비 부품 제조 시설로 업사이클링하는 이색적인 돌파구도 거론되고 있다. 이미 가동을 멈춘 드레스덴 투명유리공장이 드레스덴 공대의 인공지능 및 로봇 공학 연구 캠퍼스로 전환된 것과 맥을 같이하는 행보다.
폭스바겐은 이러한 고강도 인력 및 생산 효율화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독일 내 본사 인력을 5만 명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2.8%까지 추락했던 그룹 영업이익률을 올해 말까지 4%에서 5.5% 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오는 2030년까지 최종 8%에서 10%의 강건한 수익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