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 빠르고 안전한 SDV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그룹)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안전하게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현하느냐에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개발을 이끌 핵심 인재로 박민우 사장(AVP본부장)을 선택한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거치며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경쟁의 최전선에 있었던 박 사장은 기술 자체보다 양산과 상용화, 그리고 고객 신뢰를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았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9월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에서 열리는 'HMG 테크 탤런트 포럼 2026'을 앞두고 박 사장의 기술 철학과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SDV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방향과 개발 문화를 소개했다.
올해 초 현대차·기아 AVP본부장과 포티투닷 CEO로 합류한 박 사장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초기 개발에 참여하며 테슬라 비전 설계를 주도했고, 이후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인지 기술 조직을 이끌었다. 글로벌 자율주행 산업의 성장 과정을 현장에서 경험한 인물이다.
그가 현대차그룹 합류를 결정한 배경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갖춘 제조 경쟁력이 있었다. 박 사장은 "모빌리티 혁신은 확장 가능한 하드웨어 역량과 강력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될 때 가능하다"며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과 소프트웨어 잠재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자율주행과 SDV 분야에서 외부 협력과 기술 내재화를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기술 검증과 상용화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자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누가 먼저 만들었냐보다 독자적인 데이터 생태계(플라이휠)와 표준화를 통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SDV를 빠르게 양산하고 상용화하는 것이 핵심 패러다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토헤럴드 DB)
박 사장은 미래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데이터를 지목했다. 현대차·기아와 포티투닷, 모셔널 등이 보유한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이터 유니언(Data Union)' 체계를 구축하고, 데이터 확보와 인공지능 모델 개선, 양산 적용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 구조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율주행 센서 체계의 표준화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차종과 플랫폼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동일한 기준으로 활용해야 엔드투엔드 자율주행 모델의 성능을 높이고 실제 양산차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사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우리 기술로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틱스 역시 현대차그룹 미래 전략의 한 축으로 제시됐다. 그는 로보틱스를 자율주행과 피지컬 AI를 연결하는 영역으로 규정하며 "기술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대규모 양산과 상용화를 통해 실제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 문화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박 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구개발과 생산 현장 간의 충돌을 '긍정적 마찰'로 표현했다. 서로 다른 조직이 부딪히는 과정은 전환기 기업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패가 발생한다면 책임은 리더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이 개발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인 개발 방식과 소프트웨어 중심 문화가 융합되는 과정에서 젊은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기술 도입과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박 사장은 오는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미국 산호세에서 열리는 HMG 테크 탤런트 포럼 2026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인 호세 무뇨스와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 인사실장 김혜인 부사장 등이 함께 참여해 현대차그룹의 기술 비전과 엔지니어링 문화를 글로벌 인재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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