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앤트로픽(Anthropic)·스페이스X(SpaceX)가 잇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월가가 AI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을 새로 짜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6월 10일 이들 거대 기업의 자금 수요가 워낙 커서 기존 금융 기법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규모부터 차원이 다르다. AI 기업은 모델 학습과 데이터센터 건설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든다. 앤트로픽은 6월 1일 비공개 IPO 신청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냈고, 스페이스X는 6월 12일 나스닥 데뷔를 앞두고 있다. 오픈AI도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세 기업이 비슷한 시기에 공개시장에 나서면서, 한 번에 소화해야 할 자금 규모가 과거 어떤 사례보다 커졌다.
그래서 새로운 기법이 동원되고 있다. 은행들은 전통적인 주식·채권 발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지분과 부채를 섞은 구조나 데이터센터 자산을 담보로 한 자금조달 같은 방식을 고안하고 있다. 컴퓨팅 인프라 자체를 자산으로 묶어 투자자를 모으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위험을 여러 투자자에게 나누는 구조가 복잡해진다.
배경에는 끝없이 늘어나는 비용이 있다. AI 투자 경쟁이 격화하면서, 기업은 매출보다 빠르게 불어나는 지출을 메울 자금을 계속 조달해야 한다. 공개시장 상장은 그 통로를 넓히는 선택이지만, 동시에 비공개 시장에서 매겨진 높은 가치가 공개시장에서도 유지될지 시험받게 된다.
AI 상장 러시는 단순한 데뷔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작동 방식을 바꾸고 있다. 같은 날 미국 증시에서 AI 반도체株가 급락한 점은, 시장이 이 대규모 자금 수요를 어디까지 받아줄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세 기업의 데뷔 성적이 다음 자금조달의 조건을 좌우할 전망이다.
투자자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비상장 단계에서 이미 높은 가치가 매겨진 기업이 공개시장에서 추가 상승 여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부에서는 자금이 소수 거대 AI 기업에 쏠리면서, 그보다 작은 AI 스타트업의 자금조달은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AI를 둘러싼 자본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올해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됐다.
자금조달의 무게추는 점점 더 사적 자본에서 공개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가 떠받쳐 온 거대 AI 기업이 이제 일반 투자자의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상장이 성공하면 후발 주자에게도 길이 열리지만, 기대에 못 미치면 AI 투자 열기 전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상장 러시는 개별 기업의 데뷔를 넘어 AI 산업 전체의 자금 흐름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됐다.
자세한 내용은 블룸버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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