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6월 10일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표시·라벨링에 관한 실천강령(Code of Practice)을 발표했다.
실천강령은 이미지·영상·텍스트 등 AI로 만든 콘텐츠에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표시를 넣고 이용자에게 출처를 알리는 방법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이다. 법적 강제 규정에 앞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따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성격이다. 딥페이크나 합성 영상이 늘면서, 무엇이 사람이 만든 것이고 무엇이 AI가 만든 것인지 구분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으로 시작했다.
배경에는 유럽연합 AI법(EU AI Act)이 있다. 이 법은 2025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돼 왔고, 대부분의 남은 조항이 2026년 8월 2일 본격 적용된다. 이번 실천강령은 그 적용을 약 두 달 앞두고 콘텐츠 투명성 의무를 구체화한 것이다.
파급 범위는 넓다. AI 생성물 표시 의무는 챗봇·이미지 생성·영상 합성 서비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 전반에 영향을 준다. 유럽에서 서비스하는 기업은 표시 방식과 워터마크 같은 기술적 대응을 미리 갖춰야 한다. 표시를 누락하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이 규제 완화로 혁신 속도를 끌어올리는 쪽이라면, 유럽연합은 표시·투명성 의무를 먼저 제도화하는 쪽에 가깝다. 두 접근의 간극이 벌어지면서, 글로벌 기업은 시장마다 다른 규칙에 맞춰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AI 콘텐츠의 진위 표시가 국제적으로 어떤 표준으로 수렴할지가 다음 과제다.
실천강령 자체에는 강제력이 없다. 다만 이를 따르지 않으면 AI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불리한 근거가 될 수 있어, 사실상 기업이 무시하기 어려운 기준으로 작동한다. 표시 기술로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 파일에 출처 정보를 심는 메타데이터, C2PA 같은 콘텐츠 출처 인증 표준이 거론된다. 오픈AI·구글·메타 등 주요 AI 기업은 이미 신스ID(SynthID)나 C2PA 같은 표시 기술을 도입해 왔다. 문제는 표시가 쉽게 지워지거나 우회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술적으로 견고한 표시 방식을 마련하는 일이 이번 강령의 실효성을 가를 핵심 과제로 남는다. 결국 표시 의무가 실제 콘텐츠에 얼마나 촘촘히 적용되느냐가 관건이다. 규제와 기술이 함께 발맞춰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의 이번 행보가 다른 나라의 제도 설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유럽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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